《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영화 ‘써니’(만 15세 관람가)엔 각기 다른 특징을 가진 여고생 7명이 등장한다. 이른바 학교 ‘일진’(싸움을 잘하는 학생)인 그들은 다른 학교 불량학생에게 괴롭힘을 당하는 친구를 도와주기도 하며, 겉으로는 차가워 보이지만 속마음은 따뜻하고 예쁘기까지 한 매력을 뽐내기도 한다. 하지만 영화는 그저 영화일 뿐. 실제 고교현장의 일진들은 결단코 정의롭지도, 매력적이지도 않다. 영화에서 마냥 예쁘고 멋있게 꾸며진 일진들, 현실에선 과연 어떤 모습일까?》
[영화] 약한 자 지켜주는 정의의 사도? [현실] 뒤늦게 철든 평범한 고교생!
영화에서 주인공 춘화는 고교시절 마치 정의의 사도처럼 행동한다. 친구가 다른 학교 학생들에게 괴롭힘을 당하자 앞장서 패싸움을 일으키기도 하고, 악행을 일삼는 친구를 호되게 혼내주기도 한다. 이런 학생, 현실에도 있을까? 영화처럼 정의의 사도는 아니지만 학년이 올라가면서 뒤늦게나마 정신을 차리는 학생이 열에 하나 정도는 있다는 게 학생들의 전언.
고2 이모 군(17·서울 마포구)은 지난해까지 학교에서 일진으로 유명했다. 고1 겨울방학 때 담임교사의 충고를 듣고는 ‘전문대 진학을 목표로 공부해야겠다’고 굳게 마음먹은 이 군. 이후 그는 공부방법을 배우기 위해 반 10등인 권모 군(17)과 친해지기로 결심하고, 그의 ‘지킴이’를 자청했다. 쉬는 시간 권 군이 공부에 집중할 수 있게 ‘○○ 곁에 접근하지 말라’고 엄포를 놓는가 하면, 권 군을 놀리는 학생이 눈에 띄면 곧바로 제지했다.
이 군은 “권 군이 지나가는 말로 ‘목이 마르다’고 하면 매점에 가 음료수를 사주기도 했다”면서 “얼핏 약한 친구를 지켜주는 것처럼 보일 수 있으나, 실은 내 목적을 이루기 위한 행동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영화] 큰 웃음 안기는 귀여운 욕쟁이? [현실] 시도 때도 없이 센 척하는 비호감!
영화 속 고교생 진희는 욕에서만큼은 최고가 되길 원하는 다소 엉뚱한 ‘학교대표 욕쟁이’다. “언제 봐도 대가리만 떠다니는 구나, 쟁반대가리!”란 말을 서슴없이 내뱉으면서 친구들에게 큰 웃음을 주는 분위기 메이커이기도 하다. 이런 학생, 현실에도 있다. 하지만 현실에선 분위기 메이커는커녕 학급 친구들 사이에서 ‘기피대상 1호’로 꼽힌다.
고2 최모 양(17·경기 안양시)의 별명은 ‘욕 어플(애플리케이션의 줄임말)’. 시도 때도 없이 특정 학생의 행동을 따라하며 욕설과 막말을 했기 때문. 최 양의 욕설은 점차 심해졌다. 얼마 전엔 수업시간에도 비속어를 섞어가며 큰소리로 떠들어 반 전체가 꾸중을 듣기도 했다. 최 양과 같은 반인 류모 양(17)은 “수업이 끝난 후 한 친구가 최 양에게 욕설을 퍼부으며 ‘한 번만 더 그러면 가만 두지 않겠다’고 맞불을 놓자, 지레 겁을 먹고 연신 ‘미안하다’고 사과했다”면서 “이를 계기로 반 학생들에게 최 양은 센척하는 비호감으로 낙인찍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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