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남동구 구월동에 들어선 시교육청. 이 건물은 시교육청이 경기도교육청에서 분리된 이듬해인 1982년 12월에 건립됐다. 인천시교육청 제공
인천시교육청이 다음 달 1일이면 문을 연 지 30주년을 맞는다. 지난 30년간 인천 교육은 외형적으로는 큰 성장을 이뤘지만 내용적으로는 학력수준이 수년째 최하위권에 머무는 등 문제가 많다는 지적이 나온다.
시교육청은 1981년 인천시가 경기도에서 분리되면서 독자적인 행정구역으로 개편됨에 따라 경기도교육청에서 독립했다. 그동안 도시개발에 따른 대규모 인구 유입으로 학생과 교사, 학교가 늘어나는 등 외형적으로는 비약적인 발전을 했다. 교육과학기술부가 22일 발표한 전국 시도교육청 평가에서 7개 광역시교육청 가운데 대전에 이어 2위에 선정되기도 했다. 초중고교생 수는 1981년 25만8500여 명에서 현재 39만2500명으로 52%가 늘었다. 교사는 5290명에서 2만3363명으로 342%가 증가했다. 학교도 118곳에서 488곳으로 3배 이상 늘어났다. 특히 연간 교육예산은 170억 원에 불과했으나 무려 134배나 증가한 2조3030억여 원에 이르고 있다. 시교육청 산하에 동부 서부 남부 북부 강화 등 5개 교육지원청을 설치해 일선 학교를 돕고 있다. 공공도서관도 중앙 북구 서구 등 8곳을 운영하고 있으며 교육과학연구원 학생교육문화회관 평생학습관 학생종합수련원 교직원수련원도 설치하는 등 부설기관이 모두 21곳이나 된다.
하지만 학력 수준은 수년째 전국 최하위권에 머물고 있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지난해 11월 치러진 201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성적을 분석한 결과 인천은 상위 1, 2등급 비율이 8.3%로 전국 16개 시도 가운데 울산과 함께 나란히 최하위를 기록했다. 특히 인천은 2009년 실시된 수능에서도 최하위에 머물러 2년 연속 전국 꼴찌라는 오명을 얻었다.
이는 교육에 대한 열정과 우수한 실력을 갖춘 교사가 부족한 데다 초중고교의 학력수준을 끌어올릴 체계적인 교육시스템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교육청 및 교사 개개인의 노력과 수준도 타 시도에 비해 상당히 뒤떨어진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인천지역은 성적이 우수한 중학교 졸업생 상당수가 지역을 떠나 서울과 경기 등 다른 지역 특수목적고에 진학하고 있다. 2008년에는 405명이 떠났으며 2009년 417명, 2010년 254명, 올해 260명 등 4년 동안 연평균 330여 명이 빠져나갔다.
이에 따라 시교육청은 지난달 ‘고등학교 학력수준 향상 방안’을 발표했다. 우선 학교별로 학업성취목표 관리제를 도입하기로 했다. 일선 고교마다 학력 향상 목표를 수치화해 성적분석 등 수시로 문제점을 진단하고 관리한다는 것. 학력향상 하위 3% 교장들은 다른 학교로 전보 조치하는 등 인사와 성과급 등에서 불이익을 줄 계획이다.
또 학력향상 선도학교로 지정된 일반계 고교 10곳에 기숙사를 지어주는 등 특목고에 못지않은 실력을 갖출 수 있도록 전략적으로 지원하기로 했다. 기초학력 미달학생 책임지도제를 운영한다. 컨설팅 수업 장학제도를 시행하기로 했다. 예를 들어 한 학교가 이를 희망할 경우 외부 전문가의 시각으로 학교의 문제점을 진단해 학력 향상의 기초 자료로 삼는 프로그램이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유치원과 초등학교에서부터 기초학력 수준을 향상하는 장기적인 대책을 마련할 방침”이라고 말했다.황금천 기자 kchw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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