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동서발전 제2노조… 공기업 첫 ‘무파업 선언’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6월 24일 03시 00분


한국동서발전 노조가 공기업 중 처음으로 ‘필수유지업무 100%’에 합의해 무파업 선언을 하기로 했다. 정치파업을 벌여온 민주노총 산별노조(한국발전산업노조)에서 탈퇴한 공기업 제2노조가 실용주의 노선을 택한 것으로 기업노사관계에 적지 않은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한국동서발전에 따르면 지난해 민주노총 산하 산별노조인 한국발전산업노조에서 탈퇴한 노조(한국동서발전노동조합)가 24일 사측과 임단협을 체결할 예정이다. 이에 앞서 23일 임단협 찬반투표에서 투표인원(741명)의 72.9%인 540명이 찬성표를 던져 임단협안이 통과됐다. 현재 이 회사는 전체 노조원의 75%인 933명이 발전산업노조에서 탈퇴해 기업별 노조인 동서발전노조에 가입한 상태다.

특히 24일 임단협 조인식에선 임단협과는 별도로 필수유지업무(현행 노동법상 파업 시 필수업무에 필요한 최소 인원을 유지해 업무가 중단되지 않도록 한 것) 근무자 비율을 전체 조합원의 55%에서 100%로 지정하는 내용의 ‘필수유지업무 협정’을 맺을 예정이다. 앞으로 파업을 하지 않겠다는 사실상의 ‘무파업 선언’인 셈이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공기업 노조 가운데 필수유지업무를 100%로 상향 조정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회사 노조원들은 민주노총의 강성 정치파업에 염증을 느껴 지난해 6월부터 반(反)민주노총 성향의 4개 지부장을 중심으로 기업별 노조설립을 추진했다. 이어 지난해 12월 18일 동서발전노조를 세웠다. 사측과는 올 5월 말 상견례를 갖고 교섭에 들어갔다.

김용진 동서발전 노조위원장은 “정치투쟁 성향의 민주노총에서 벗어나 회사와 상생과 협력의 노사문화를 정착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이길구 동서발전 사장은 “이번 임단협에서 노사가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데 합의하는 등 발전된 노사관계를 보여줬다”고 높이 평가했다.

김상운 기자 su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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