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동물원이 러시아로부터 기증 받은 시베리아호랑이 2마리가 23일 일반인들에게 공개됐다. 수컷인 ‘로스토프’가 호랑이 우리 안에서 걸어가고 있다. 과천=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
“어흥∼!”
사납게 포효하는 호랑이. 하지만 아직은 ‘의욕’이 앞설 뿐 무섭게 들리지는 않는다. 23일 오후 경기 과천시 막계동 서울동물원 호랑이 우리에서 시베리아호랑이(일명 백두산 호랑이) 암수 한 쌍이 지난달 21일 한국에 온 이후 한 달 만에 처음으로 관람객을 맞았다. 시베리아호랑이는 국내에서 멸종위기 야생동물 1급으로 지정돼 있다.
이들 호랑이는 ‘푸틴 호랑이’로 불린다. 지난해 9월 이명박 대통령이 러시아를 방문했을 때 블라디미르 푸틴 총리가 한-러 수교 20주년을 기념한다며 기증했다. 두 호랑이는 지난해 7월 태어났다. 암컷은 러시아 ‘펜자 동물원’에서, 수컷은 ‘로스토프나도누 동물원’에서 각각 태어나 따로 생활해 왔다. 이름은 출신 동물원에서 따 암컷은 ‘펜자’, 수컷은 ‘로스토프’로 정했다.
성숙한 시베리아호랑이의 경우 수컷은 200kg, 암컷은 140∼170kg 수준이다. 그에 비해 펜자와 로스토프는 60kg밖에 되지 않는 ‘갓난아기’ 수준이다. 모의원 서울동물원장은 “지난달 도착해 한 달 동안 동물원 적응 기간을 거쳤다”며 “펜자의 경우 바뀐 환경에 적응하지 못해 3, 4일 동안 닭과 쇠고기 등 먹이를 먹지 않은 적도 있었다”고 말했다. 현재는 안정화 단계에 들어 음식도 잘 먹고 건강 상태도 좋은 편이다. 서울동물원은 그동안 각기 다른 곳에서 지내온 만큼 무리하게 합사를 할 경우 서로 싸울 우려가 있다고 보고 당분간 철창을 사이에 두고 따로 생활하게 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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