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공장, 공예산업 무대로 대변신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6월 24일 03시 00분


지구촌 최대 공예축제인 ‘2011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가 80여 일 앞으로 다가왔다. ‘유용지물(有用之物·Not the New, Just the Necessary)’을 주제로 9월 21일∼10월 30일 열리는 올 행사는 옛 청주연초제조창 건물이 주무대인 국내 첫 ‘아트팩토리형 비엔날레’로 치러진다. 가동이 중단된 지 7년이 된 콘크리트 건물이 공예라는 인류 공통어를 통해 세계인이 하나가 되는 장(場)으로 대변신을 하는 것이다.

충북 청주시 상당구 내덕2동 옛 연초제조장. 1946년 경성전매국 청주 연초공장으로 문을 연 이곳은 한때 2000여 명이 근무하고 연간 100억 개비의 담배를 생산하던 국내 최대의 담배공장이자 청주를 대표하는 근대산업의 요람이었으며 2004년 가동이 중단됐다.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 이곳을 청주시가 사들여 전국의 많은 비엔날레와 차별화된 공예비엔날레를 치르는 것이다. 화력발전소를 문화공간화한 영국의 테이트모던, 기차역을 미술관으로 발전시킨 프랑스 오르세미술관, 전선공장을 복합문화공간으로 재탄생시킨 핀란드 카펠리처럼 새롭게 태어날 예정이다. 변광섭 비엔날레조직위 총괄부장은 “65년의 역사를 가졌지만 방치됐던 잿빛 건물이 문화공간으로 탈바꿈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단지 일회성에 그치지 않고 앞으로 계속 문화를 생산하고 문화콘텐츠를 수출하는 메카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말했다.

행사 기간에 본전시, 특별전시, 공모전, 초대국가 핀란드전 등이 국내외 관람객을 맞는다. 본전시에는 국내외 작가 150여 명이 참가해 세계 공예디자인의 흐름과 경향을 보여준다. ‘의자, 걷다’라는 특별전에서는 인류의 역사와 같이한 가구 품목이자 공예디자인의 실천적 도구로 상징되는 의자 600여 점을 선보인다. 초대국가 핀란드전에는 110여 명의 개별 작가와 5개 대학, 2개 단체가 참가해 핀란드인의 삶 속에 녹아 있는 공예와 디자인이 일상에서 어떻게 반영되고 향유하는지 보여준다. 이 밖에 50여 개국 공예작가의 등용문인 ‘제7회 국제공예공모전’과 세계 공예디자인 상품을 진열하고 직접 소장할 수 있는 ‘국제 공예디자인페어’, ‘아태 공예가대회’, ‘크래프트 서미트’ 등도 벌어진다.

청주=장기우 기자 straw82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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