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나는 공부/SCHOOL DIARY]카카오 99% 초콜릿이면 무더위 슬럼프 싹∼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6월 28일 03시 00분



무더위가 시작됐다. 적잖은 대입 수험생이 슬럼프에 빠지는 시기다. 흐르는 땀은 공부할 의욕을 꺾는다. 6월 한국교육과정평가원 모의평가 성적표를 보면 맥이 쭉 빠진다. 지금부터 열심히 공부한다고 과연 성적이 오를까 싶다. 초조하다. 불안하다. 아, 이 죽일 놈의 슬럼프!

하지만 언제까지나 슬럼프에 빠져 있을 수는 없는 법. 이때 마음을 다잡지 못하고 한창 피치를 올려야 할 여름방학 공부까지 망치면 큰일이다. 수험생들은 스트레스를 풀고 공부 의욕을 되살리기 위해 갖가지 방법을 동원한다. 목표대학 사진을 크게 프린트해서 책상 앞에 붙여놓거나, 대학생이 되면 꼭 하고 싶은 ‘버킷 리스트’를 적어보는 건 일반적. 자신만의 독특한 슬럼프 탈출 노하우를 개발하는 학생도 있다.

대표적인 방법이 먹을거리 이용하기다. 강원 강릉여고 3학년 문지혜 양(18)은 야간자율학습 시간에 공부가 손에 잡히지 않는 날이면 학교 인근 라면가게를 찾는다. ‘핵폭탄 타바스코 고추라면’을 먹기 위해서다. 이름부터 범상치 않은 이 라면은 담뿍 넣은 고춧가루 때문에 핵폭탄급으로 강해진 매운맛이 특징. “이열치열이라고, 땀 흘리며 국물까지 다 비운 뒤 단무지를 입에 물면 스트레스가 싹 사라지는 기분”이라는 게 문 양의 설명이다.

서울의 한 남고 3학년 이모 군(18)은 독서실 책상 위에 카카오 함량 99% 초콜릿을 상비해 둔다. 다음은 초콜릿과 슬럼프 탈출의 상관관계에 대한 이 군의 설명.

“카카오 99% 초콜릿은 쓰다 못해 크레파스 씹는 느낌이거든요. 공부하기 싫을 때 한입 베어 물고 되새겨요. 지금 공부에 소홀하면 앞으로 다가올 내 인생은 이보다 더 쓸 수 있다!”

성적이 떨어져 슬럼프에 빠졌을 땐 자신감 회복의 계기를 만드는 게 슬럼프 극복의 첫걸음이다. 서울 경복고 3학년 장두원 군(18)은 지난해 전학을 오고 나서 학교 성적이 떨어졌다. 슬럼프를 이겨낼 방법을 찾던 장 군. 꾸준한 교내활동을 통해 스펙을 쌓는 것은 물론이고 선생님들과 좋은 관계를 만들어 가면서 자존감과 자신감까지 회복할 수 있었다.

장 군은 “한차례 시련을 겪고 나니 오히려 공부에 가속도가 붙는 것 같다”면서 “슬럼프를 잘 이겨내면 오히려 전화위복의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장재원 기자 jjw@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