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그룹이 대한통운 인수를 위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하지만 대한통운 노동조합이 총파업을 예고해 순탄치 않은 행보가 예상된다.
대한통운 매각 주간사회사인 산업은행과 노무라증권은 “기준에 따라 점수를 집계한 결과 높은 가격을 써낸 CJ가 포스코-삼성SDS 컨소시엄을 제치고 우선협상대상자로 결정됐다”고 28일 밝혔다. CJ는 당초 예상보다 높은 가격을 써내 비가격 채점에서 근소하게 앞섰던 포스코-삼성SDS 컨소시엄을 제친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통운의 우선협상대상자를 평가하는 데 가격이 차지하는 비중은 75%에 달한다.
금융권과 관련 업계에 따르면 CJ는 대한통운 인수 조건으로 예상을 뛰어넘는 주당 21만5000원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매각 지분(37.6%) 외에 재무적투자자(FI) 지분까지 모두 인수하겠다는 조건을 제시했다. 이에 따라 인수 지분이 45%로 늘어날 경우 2조2000억 원이 소요된다. 포스코는 주당 19만1500원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물류업계 2위인 CJ GLS를 보유하고 있는 CJ가 물류 1위인 대한통운까지 인수하면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김용식 대신증권 연구위원은 “CJ GLS는 보관과 배송 분야에서, 대한통운은 육상운송과 해운항만의 하역 부문에서 각각 강점을 지니고 있다”고 평가했다. CJ는 “보유 중인 삼성생명 주식과 부동산 등 비핵심자산을 활용하기 때문에 인수 이후 재무안정성에는 전혀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무리한 인수로 유동성 위기에 빠져 그룹 전체가 흔들리는 ‘승자의 저주’에 대한 우려도 나오고 있다. 이를 반영하듯 이날 코스피시장에서 장 마감 전 CJ가 우선협상대상자가 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대한통운과 CJ 주가가 동반 급락했다. 대한통운은 가격제한폭(1만9500원)까지 떨어진 11만1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CJ㈜는 전날보다 8000원(9.88%) 떨어진 7만3000원으로 마감됐다. 포스코 측은 이날 결과와 관련해 “최선을 다했고 결과에 승복한다”고 밝혔다.
CJ로의 인수를 반대하고 있는 대한통운 노조의 차진철 위원장은 “대한통운과 CJ GLS는 같은 물류회사이기 때문에 두 회사가 합쳐지다 보면 인력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며 “CJ가 인수 추진을 철회하지 않으면 총파업에 들어가겠다”고 말했다. 노조가 인수합병과 관련해 파업하는 것은 불법이다.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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