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인천시립미술관 신축? 리모델링?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6월 30일 03시 00분


市-미술계 건립방식 논란

인천시가 리모델링을 통해 시립미술관 후보지로 검토하고 있는 인천대 도화캠퍼스 내 성리관. 현재 이 건물은 대학원 강의에 사용하고 있다. 김영국 동아닷컴 객원기자 press82@donga.com
인천시가 리모델링을 통해 시립미술관 후보지로 검토하고 있는 인천대 도화캠퍼스 내 성리관. 현재 이 건물은 대학원 강의에 사용하고 있다. 김영국 동아닷컴 객원기자 press82@donga.com
시립미술관을 새로 건립하는 문제를 놓고 인천지역이 시끄럽다. 재정위기를 겪고 있는 인천시가 기존 건물을 리모델링해 문을 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나 미술계는 건물을 새로 지어야 한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29일 시에 따르면 시는 2014년 인천에서 열리는 아시아경기대회 이전에 시립미술관을 마련하기로 결정했다. 미술계가 10년 전부터 서울과 부산 대전 광주 등 전국 대부분 광역자치단체가 공공미술관을 운영하고 있다며 미술관 신축을 요구해 왔기 때문이다. 특히 광주는 1992년 지방에서 처음으로 공립미술관 문을 연 뒤 1998년부터 국제미술전시회인 ‘광주비엔날레’를 열고 있다는 설명이었다.

이에 따라 시는 2009년부터 각계 전문가를 참여시킨 ‘시립미술관 건립 추진위원회 및 고문단’을 구성해 시립미술관 후보지를 선정하기 위한 회의를 열어 왔으나 번번이 무산됐다. 더는 시간을 끌 수 없다고 판단한 시는 최근 후보지를 남구 도화동 인천대 대학원 건물인 성리관과 옛 선화여상인 인천비즈니스고 용지 등 2곳으로 좁혔다. 기존 건물을 활용해 리모델링하는 방안이다.

일단 시는 성리관을 리모델링하는 쪽에 무게를 두고 있다. 설계비와 리모델링 공사비 등을 합쳐 270억 원 정도가 필요할 것으로 추산되는 등 사업비가 적게 들기 때문이다. 또 긴 일자형 구조인 성리관은 건물 형태상 미술관으로 활용하기에 적절하다는 판단을 내렸다. 현재 인천대 대학원생들이 성리관을 이용하고 있으나 연수구 송도국제도시 캠퍼스에 대학원 건물을 신축해 이전하면 2013년 9월부터 리모델링 공사에 들어갈 수 있다.

하지만 24일 열린 시립미술관 건립을 위한 시민설명회에서 미술계 인사들은 시의 방침에 반대했다. 현대적 개념의 미술관은 기존 회화와 조각 작품 등을 비롯해 설치 영상 미디어아트 등을 전시하는 등 다양한 기능을 수행하기 때문에 복합문화적 공간의 미술관을 건립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1985년 지은 성리관은 이를 수용하기에는 한계가 있어 리모델링하는 것보다 인천의 랜드마크가 될 수 있도록 지역의 특색을 살린 미술관을 새로 지어야 한다는 것이다. 또 시의 재정난이 심각한 상태에서 서두를 것이 아니라 충분한 검토 과정을 거친 뒤 시간이 걸리더라도 미술관을 신축하는 방안이 적절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시는 미술계의 의견에 난색을 보이고 있다. 기존 건물을 재활용하지 않고, 용지를 매입해 새로 지을 경우 1000억 원이 넘게 들어 재정적으로 부담이 크다는 설명이다. 이에 대해 조동암 문화체육관광국장은 “미술계의 요구에 부응하는 현대적 개념의 미술관을 신축하면 좋겠지만 사업비가 많이 들어 고민”이라며 “시민과 전문가들의 의견을 더 수렴한 뒤 최종 방침을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황금천 기자 kchw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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