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9일부터 30일까지 내린 집중호우로 2명이 숨지고 1명이 실종되는 등 적지 않은 피해가 발생했다. 4대강 살리기 사업구간에서는 단수와 임시물막이 붕괴 등의 사고도 잇따랐다.
30일 오전 3시 40분경 경북 구미광역취수장에서 구미국가산업단지 4단지 배수지로 이어지는 송수관로에 누수현상이 발생해 이곳에 입주해 있는 240여 개 기업과 구미 양포동, 해평·산동·장천면 일대 주민 4만8000여 명(1만8000여 가구)이 오전부터 공업용수와 생활용수를 공급받지 못했다. 단수 사태는 이날 계속돼 산동·장천면 2000여 가구(7000여 명) 주민들은 하루 종일 큰 불편을 겪었다. 구미시가 황성, 선산배수지 물을 끌어와 생활용수 공급은 일부 재개했지만 공업용수 공급은 정상화되기까지 다소 시일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시민단체와 주민들은 4대강 살리기 사업으로 인해 강바닥을 무리하게 준설하면서 주변 유속 영향으로 송수관로에 문제가 생겼다고 주장한다. 녹색연합은 30일 보도자료를 통해 “현장을 돌아본 결과 지난달 단수 사태 이후 새로 보강한 해평취수장의 콘크리트 취수용 보가 장맛비에 파손돼 무너진 것을 확인했다”며 “준설에 따른 강물 증가로 콘크리트 구조물 아래가 씻긴 결과”라고 주장했다. 취수장에서 4단지까지의 송수관로는 약 800m. 지름 110cm(취수용도), 90cm(공업용수), 70cm(생활용수) 등 3개의 송수관로가 콘크리트, 돌망태 등으로 만든 보호관 속에 있다. 수자원공사 등이 4개의 압력체크 밸브를 조사해 누수 지점을 찾고 있다. 수자원공사 관계자는 “4대강 살리기 사업지역과 떨어진 데다 사고지역 상·하류 150m 사이에는 준설을 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돼 직접적 연관이 없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달 25일 오전 4시 10분경 경북 칠곡군 약목면 ‘호국의 다리(옛 왜관철교)’가 무너진 것도 4대강 살리기 사업의 일환으로 진행 중인 준설작업 때문이라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호국의 다리는 장맛비가 내린 당일 2번 교각이 붕괴됐다. 대구경북녹색연합 등은 “이번 사고 원인은 4대강 사업의 무리한 공사 강행과 무분별한 준설 때문”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해당 구간 시공사인 대우건설은 붕괴된 교각 주변은 4대강 시공구역 내 준설지역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한편 30일 오전 6시 30분경 경기 파주시 금능동 공릉천에서 신원을 알 수 없는 60대 남자가 급류에 떠내려가는 것을 산책 중인 시민이 발견해 신고했다. 이 남자는 119구조대에 의해 구조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 경찰은 지난달 29일부터 많은 비가 내려 불어난 하천 급류에 휩쓸려 사고가 났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고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또 집중호우로 남한강 4대강 사업장인 경기 여주군 강천보의 임시물막이 300m 중 150m가 유실됐으나 보 자체의 피해는 없었다.
전날 노원구 월계동 경원선 공사 현장에서 산사태가 발생해 사망자 1명이 발생했던 서울은 30일 별다른 추가 피해가 발생하지 않았다. 29일 서울 강수량은 177mm였지만 이날은 38.5mm에 그쳤다. 다만 팔당댐 방류량이 계속 늘어 잠수교 통행 제한은 유지됐다.
구미=장영훈 기자 jang@donga.com@@@ 이천=남경현 기자 bibulus@donga.com@@@ 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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