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대전 둔산경찰서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오후 4시44분 경 대전시 서구 모 아파트상가 공중전화 부스에서 둔산동 모 아파트에 거주하는 A(11) 양의 부모에게 "아이를 데리고 있으니 5만 원 권으로 현금 3억원을 만들어 놓아라"는 괴한의 협박 전화가 걸려왔다.
30대 초반으로 추정되는 이 괴한은 A 양의 집이 맞는지, 부모가 맞는지 등을 확인한 뒤 "전화기를 꼭 가지고 다니라"고 협박했으며, 1분 후 다시 전화를 걸어 "경찰에 신고하지 마라"며 전화를 끊었다.
A 양의 부모는 오후 5시20분 경 112를 통해 "딸아이가 납치됐다"고 신고했고, 경찰은 형사대 60여명과 지구대 직원을 A 양 아파트 주변과 공중전화 협박장소, 학원 주변에 급파해 탐문을 실시했다.
아파트 주변을 수색하던 경찰은 사건 발생 7시간여만인 오후 10시44분 경 A 양이 거주하는 동 옥상 기계실 내에서 손발이 테이프와 노끈으로 묶인 채 쓰러져 있는 A 양을 발견, 병원으로 후송했다.
A 양은 발견 당시 경찰에게 "친구 집에 들렀다가 집에 가는데 아파트 입구에서 어떤 아저씨가 몇 호에 사느냐, 이름과 전화번호가 뭐냐고 물은 뒤 옥상으로 끌고 갔다"고 말했다.
경찰은 괴한이 A 양을 옥상 기계실 내로 끌고 가 노끈과 테이프 등으로 온몸을 묶어놓고, 다시 현장을 빠져나와 15분 거리의 인근 아파트 공중전화 부스로 이동해 A 양의 부모에게 협박전화를 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문흥식 형사과장은 "발생 장소가 부유층이 많이 거주하는 도심인데다 유동인구도 많아 괴한이 A양을 납치해 외부로 끌고 다니지는 않았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면서 "A양이 많이 지쳐 있는 상태라서 많은 것을 묻지 못했다. 회복되는 대로 피해자 진술을 받을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문 과장은 "단순 금품을 노린 인질강도의 가능성이 크지만 원한 관계에 의한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다각도로 수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