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지통]실연男 바다에 풍덩… “죽는건 억울” 헤엄쳐 나와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7월 2일 03시 00분


목포해경 3일간 수색 소동

지난달 27일 오후 전남 신안군 압해대교 앞 바다에 경비정 3척과 목포 해양경찰서 소속 122구조대 20여 명, 헬기 등이 투입돼 대대적인 수색작업이 벌어졌다. 전남 목포해양경찰서 상황실에 장모 씨(29)가 “후배가 압해대교에서 투신한 것 같다”는 신고를 했기 때문. 출동한 경찰은 압해대교에서 투신자살한 것으로 신고된 장 씨의 후배 강모 씨(28)의 자동차와 유서를 발견했다. 강 씨가 투신자살을 한 것으로 판단한 경찰은 이날부터 3일간 이 일대를 샅샅이 수색했다. 전남 목포시와 신안군 압해도를 잇는 연륙교인 압해대교는 길이 1420m, 높이가 30m에 이른다.

하지만 수색작업은 3일 만에 해프닝으로 끝났다. 강 씨에 대한 행적 수사를 병행한 경찰이 강 씨가 지난달 29일 오후 공중전화로 자신의 형과 두 차례 통화한 사실을 파악한 것. 지난달 30일 해경에 자진 출석한 강 씨는 경찰조사에서 “2년간 사귀던 여자친구가 이별을 통보해 압해대교에서 뛰어내렸다”며 “하지만 그 순간 ‘죽는 것이 너무 억울하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강 씨는 “바다에 빠진 후 교각을 붙잡고 있다가 헤엄쳐 나와 3일간 PC방을 전전했다”고 말했다. 해경은 “강 씨가 높이 30m에 이르는 압해대교에서 뛰어내리고도 살았다는 것은 기적”이라며 “죽을 용기로 오히려 더 열심히 살라는 뜻에서 별다른 조치 없이 귀가시켰다”고 말했다.

목포=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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