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대학수학능력시험 모의평가의 영역별 만점자가 최대 3%를 넘기면서 물수능 논란이 이어지는 가운데 ‘쉬운 수능’에서는 재학생보다 졸업생이 유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반영하듯 최근 입시학원가에는 대학을 다니면서 대입을 준비하는 ‘반수생’이 몰리고 있다.
동아일보가 부산 종로학원과 6월 모의평가 만점자 비율을 2010, 2011학년도 수능 만점자 비율로 환산한 결과 졸업생 비율(수리‘나’ 기준)은 각각 6.4%포인트, 12.42%포인트 늘어났다. 졸업생 만점자 비율이 늘어나는 만큼 재학생 비율은 줄었다.
6월 모의평가에서 영역별 만점자 비율은 언어 2.18%(1만4146명), 수리‘가’ 3.34%(6212명), 수리‘나’ 3.10%(1만3924명), 외국어 0.72%(4668명)였다. 분석은 영역별로 이때의 만점자 비율만큼 2010, 2011학년도 수능에서 만점자가 나온다고 가정했다.
이에 따라 2010학년도의 만점자 비율은 언어 2.31%(실제는 0.24%), 수리‘가’ 2.85%(0.34%), 수리‘나’ 2.89%(0.84%), 외국어 0.74%(0.74%)로 환산됐다. 2011학년도에는 언어 1.96%(0.06%), 수리‘가’ 2.90%(0.02%), 수리‘나’ 3.53%(0.56%), 외국어 0.74%(0.21%).
2011학년도 수능에서 언어, 수리‘나’, 외국어의 만점자 비율은 졸업생 18.18%, 재학생 81.82%였지만 6월 모의평가 만점자 비율로 환산하면 졸업생은 30.6%로 늘어나는 반면 재학생은 69.4%로 줄었다. 졸업생 만점자 비율이 12.42%포인트 늘어난 셈.
2010학년도에 언어, 수리‘나’, 외국어 만점자 비율을 6월 모의평가 비율로 환산하면 졸업생은 20.7%에서 27.1%로 6.4%포인트 늘어나고 재학생은 79.3%에서 72.9%로 줄어든다. 수리‘가’(미분적분 선택)를 택한 경우에는 졸업생 만점자가 25.0%에서 31.7%로 늘었지만 재학생은 75.0%에서 68.3%로 줄었다. 2011학년도에는 미분적분을 선택한 학생 가운데 언수외 만점자가 없어 분석하지 않았다.
김윤수 부산 종로학원 평가실장은 “문제가 쉬워지면 최상위권으로 치고 올라갈 가능성이 높은 중위권이 유리해진다. 최상위권이 이미 원하는 대학으로 빠진 뒤 남은 졸업생의 경우 중위권이 많으므로 쉬운 수능에서 재학생보다 유리하다”고 분석했다.
쉬운 수능이 예고되면서 대학 기말고사가 끝난 지난달 중순부터 입시학원가에는 반수생이 늘었다. 서울 강남의 A학원은 반수생반 신청자가 지난해보다 4, 5배 늘자 80명 정원 1개 반을 60명 정원 2개 반으로 늘렸다. 반수생반을 2차례 개강한 서울 노량진의 B 학원에도 지난해보다 60% 늘어난 200여 명이 몰렸다.
이영덕 대성학력개발연구소장은 “올 수능에선 수리‘나’형에 미분과 적분이 추가되는 등 출제범위 변화로 재수생이 크게 늘지 않았었다. 하지만 수능이 쉽다고 하니까 ‘나도 한번 도전해 볼까’ 하는 반수생이 6월 모의평가 이후 늘어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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