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요양보험 도입 3년 점검]노인부양 가족들, 그나마 기댈 곳이…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7월 4일 03시 00분


“심리적 부담 줄었다” 92%… ‘돌봄 일자리’ 18만개 늘기도

장기요양제도는 노인부양의 부담을 개인에게만 맡기지 않고 사회가 나눈다는 점에서 복지제도의 획기적 전환점으로 평가받는다. 좀 더 내실을 기해야 한다는 지적도 적지 않지만 서비스 이용자의 만족도는 대체로 높은 편이다.

보건복지부와 건강보험공단은 지난달 29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장기요양보험에 대한 국제심포지엄을 열었다. 이 자리에서 김찬우 가톨릭대 교수(사회복지학과)는 노인장기요양보험에 대한 이용자와 가족의 만족도가 2009년 74.7%에서 2010년 86.2%, 올해 86.9%로 계속 높아졌다고 밝혔다. 5월 26일∼6월 7일 동서리서치에 의뢰해 1000명을 조사한 결과다.

가족의 부담도 크게 감소했다. 신체적 부담이 줄었다는 응답은 86%, 심리적 부담이 줄었다는 응답은 92.4%였다. 그 대신 경제적 활동은 늘어났다. 노인을 돌보던 가족의 97.2%가 경제적 활동에 참여하게 됐다고 답했다.

노인의 건강상태도 좋아졌다. 이태화 연세대 교수(간호학과)가 2008년 4월부터 3년간 장기요양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 등급판정을 받은 노인 15만5317명(사망자 제외)을 조사했더니 요양등급이 2008년 2.27등급에서 지난해 2.37등급으로 개선됐다.

이 기간 등급별 비율을 보면 가장 건강이 나쁜 1등급은 23%에서 17%로 줄어들었고 2등급은 26%에서 28%로, 3등급은 51%에서 55%로 늘었다.

장기요양보험이 일자리 창출 효과가 높고 건강보험 재정 절감에 기여한다는 분석도 나왔다. 이날 심포지엄에서 박노욱 한국조세연구원 연구위원은 제도를 도입하기 전인 2007년 2만3535명이던 장기요양기관 종사자가 지난해 말 현재 20만3465명으로 크게 늘어 막대한 고용효과를 창출했다고 발표했다.

또 2008∼2009년 장기요양보험 서비스 대상 15만1359명의 의료비 지출을 분석했더니 1인당 진료비는 서비스를 받지 않은 경우보다 연간 418만 원 줄었다. 이를 2009년의 장기요양 이용자 전체에 적용하면 건강보험 지출이 약 1조 원 줄었다는 계산이 나온다.

우경임 기자 wooha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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