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짧아서 더 긴 여운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7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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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여성들이 직접 찍은 한국살이
다큐영화제 9일 ‘영화공간 주안’서

인천 여성의 전화 산하 ‘아시아 이주여성 다문화 공동체마을(아이다마을)’에서 영상제작교육을 받았던 이주여성과 선주민(한국인)이 만든 다큐멘터리 영화가 9일 ‘영화공간 주안’에서 상영된다. 이날 오후 1시 반∼3시 독립영화를 정기적으로 상영하는 영화공간 주안 제4관에서 7편의 다큐멘터리 영화를 무료로 감상할 수 있다.

중국인 2명, 필리핀인 1명, 한국인 4명이 기획, 촬영, 편집 등 제작 전 과정을 맡아 5분 46초∼10분 36초 분량으로 만든 영상 작품들이다. 아이다마을은 2009년부터 이주여성을 대상으로 이 같은 영화 제작 프로그램을 이어오고 있다. 올해엔 이주여성이 아닌 한국인도 참여시켰다.

눈에 띄는 영화는 필리핀인 빌라 란다 레이젤 씨(39)의 ‘명하 이야기’(10분 30초). 한국인 남편과 10년째 살고 있는 그는 초등학교 6학년생인 딸(12)을 주인공으로 내세웠다. 딸이 학교, 학원, 공부방 등에서 지내는 일상을 3개월간 찍었다. 자신과 딸이 출연한 연극 연습 장면도 카메라에 담았다. 이 연극은 5월 29일 인천대공원에서 펼쳐진 ‘나라문화체험축제’ 무대에 올렸던 것. 딸이 레이젤 씨에게 “엄마가 처음엔 창피했는데 지금은 너무 자랑스러워. 사랑해”라고 말하는 영상편지도 있다.

파키스탄인 남편과 사는 한국인 김은미 씨는 딸의 별명을 딴 ‘간제이’(10분 36초) 영화를 만들었다. 이번 상영작은 ‘자녀 이야기’ ‘나의 이야기’ 등 2개 주제로 꾸며졌다. 상영작은 CD로 별도 제작된다.

이들은 3월부터 독립영화 감독과 스태프로부터 미디어교육을 받았다. 이 미디어교육을 받은 이주여성 수강생들은 ‘꿈꾸는 나비’라는 동호회를 만들어 ‘감독 기량’을 높이는 훈련을 꾸준히 이어가고 있다.

아이다마을은 탁아소 겸 어린이 공부방을 갖추고 있으며 한국어, 홈패션, 컴퓨터, 나라문화체험 등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무료로 진행하고 있다. 032-527-0090

박희제 기자 min0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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