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산림과학원 난대산림연구소는 제주 서귀포시 남원읍 한남시험림에서 야생동물 야간 활동 상황을 조사하다가 지난달 30일 수만 마리에 이르는 반딧불이가 한꺼번에 비행하는 것을 관찰했다고 11일 밝혔다.
반딧불이가 출현한 시간은 오후 8시경으로 비가 그친 후 안개가 낀 상태였다. 난대산림연구소 권진오 박사는 “국내 최대 반딧불이 서식지로 알려진 전북 무주 지역보다 훨씬 비행 규모가 컸다”며 “환경지표종인 반딧불이가 집단으로 서식하는 것은 한남시험림 일대 환경이 청정하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이번에 발견된 반딧불이는 국내 4종 가운데 운문산반딧불이로 확인됐다. 운문산반딧불이는 크기가 8∼10mm로 땅속에서 유충시기를 보내기 때문에 쉽게 눈에 띄지 않는다. 6, 7월 출현하며 달팽이 등을 먹고 산다. 국내 반딧불이 가운데 빛이 가장 선명하고 아름답다는 평가를 받는다. 반딧불이 빛은 몸속의 루시페린이라는 발광물질이 공기와 만나 산화하면서 생긴다.
반딧불이는 20∼30년 전 흔하게 관찰됐지만 농약 사용, 환경오염, 서식지 파괴 등으로 개체 수가 급감했다. 운문산반딧불이가 나타난 한남시험림은 1200ha 규모로 자연림과 인공림이 울창하다. 강우량이 다른 지역에 비해 다소 많아 반딧불이 먹이자원인 달팽이가 서식하기 좋은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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