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전선 중부 머물며 강약 반복… 폭우 피해 우려나흘간 17명 사망 3명 실종… 농경지 3만여ha 침수
연일 계속되는 폭우로 11일 추가로 3명이 숨지고 고속도로 진입로가 물에 잠기는 등 피해가 속출했다. 이날 폭우가 중부지방에 집중되면서 오전 1시 30분부터 충북 옥천군 동이면에 있는 경부고속도로 금강 나들목이 침수돼 통제됐다.
인명 피해도 이어졌다. 이날 낮 12시 반경 경남 밀양시 산내면 삼양리 가지산 계곡에서 물놀이를 하던 박모 씨(43·여)가 물살에 휩쓸려 숨졌다. 이날 오전 7시 반에는 경남 하동군 옥종면 회신리 박모 씨(52) 소유의 개 사육장에서 박 씨가 부인 고모 씨(52)와 함께 토사에 깔려 숨져 있는 것을 마을 주민이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11일 숨진 3명을 포함해 8일부터 내린 폭우로 17명이 사망하고 3명이 실종됐다. 이 중에는 60, 70대 노인과 어린이가 많았다. 또 이날 하루 이재민 192명이 추가로 발생해 지금까지 모두 441명이 마을회관이나 학교 등으로 대피한 상황이다. 소방당국은 11일 하루에도 산간계곡에서 야영하는 121명을 대피시켰다.
재산피해도 잇따라 전국에서 농경지 3만5225ha가 침수됐다. 비닐하우스는 315ha가 물에 잠겼다. 대책본부 관계자는 “새벽에 농지 물꼬 살피기를 자제하고 물이 크게 불어난 하천 주변에서 물놀이를 하지 말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전국 109개 지점에서 도로가 유실돼 각 지방자치단체가 81개 지점을 응급 복구했다. 그나마 11일 오후 강한 비가 내릴 것이라던 예보와 달리 비가 많이 내리지 않아 피해가 확대되지 않았다.
기상청은 “당초 11일 낮 동안 서울과 경기 등 중부지방에 시간당 30∼50mm 이상 강한 비가 내릴 것으로 전망됐지만 이날 오후 누적강수량이 서울 48mm에 그치는 등 11일 중부지방 누적 강수량은 30∼90mm 정도였다”고 밝혔다. 상층의 찬 공기와 하층의 따듯한 공기가 충돌해 대기가 불안정할 때 큰 비가 오는데 11일 오후에는 찬 공기층이 안정을 찾아 비가 덜 왔다는 것이 기상청의 설명이다.
다만 장마전선이 계속 중부지방에 위치해 13일까지는 집중호우가 내릴 것으로 예측됐다. 기상청 관계자는 “12일 오전까지 서울, 경기, 강원, 충남에 천둥 번개를 동반한 시간당 10∼30mm의 집중호우가 내리고 150mm 이상의 비가 오는 곳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12일 낮 일시적으로 비가 약해진 후 이날 밤부터 다시 강해지면서 13일에는 시간당 50mm 이상의 폭우가 내릴 것으로 전망된다. 장마전선은 16일까지 중부지방에 머무르며 계속 비를 내릴 것이라고 기상청은 내다봤다.
한편 연이은 폭우로 각종 장마철 호우기록이 경신되고 있다. 지난달 22일부터 10일까지 전국 평균 강수량은 502.1mm로 과거 30년(1981∼2010년) 같은 기간의 장마철 평균 강수량(169.6mm)보다 3배 이상 많았다. 서울은 이 기간 평균 강수량이 571mm로 30년 평균 강수량(156.7mm)보다 4배 가까이 많았다. 군산에는 10일 하루에만 308.5mm의 비가 내려 7월 하루 강수량으로는 관측 이래 최대를 기록했다.
옥천=장기우 기자 straw825@donga.com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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