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 초반 남성인 A 씨는 ‘돌싱(돌아온 싱글)족’이다. 7년 전 자녀가 없는 상태에서 전 부인과 성격 차이로 이혼한 뒤 계속 혼자 살고 있지만 가정을 새로 꾸릴 계획은 없다. 자유롭게 생활하는 데 익숙해진 탓이다. 회계사인 B 씨(33·여)도 전남편과의 사이에서 두 살배기 딸을 두고 있지만 재혼 생각이 없다. 경제적으로 어려움이 없는 데다 친정 부모가 아이를 맡아주고 있다. B 씨는 “예전에는 혼자 사는 여성에 대한 편견이 심했지만 지금은 덜한 편”이라며 “아이가 성장하면 아빠가 필요할지 모르지만 지금은 이성을 만날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이처럼 이혼한 뒤 배우자 없이 혼자 살거나 자녀와 함께 사는 가구주가 지난해 100만 명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또 아내나 남편과 사별(死別)한 뒤 홀로 지내는 가구주도 200만 명을 넘으면서 재혼하지 않고 사는 가구주가 330만 명에 육박했다.
11일 통계청의 2010 인구총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기준으로 이혼 상태인 가구주는 126만7000명으로 5년 전보다 40.2%(36만3000명) 늘었다. 전체 가구주가 1733만9000명인 점을 감안하면 전체의 7.3%를 차지한 것이다.
이혼 가구주의 수는 10년 전의 2.3배, 20년 전의 7.3배, 30년 전의 18.1배 수준이다. 돌싱족은 1980년 7만 명에 불과했지만 2000년 55만3000명, 2005년 90만4000명 등으로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이처럼 돌싱족이 늘어난 데는 이혼 자체가 급증한 이유가 가장 크다. 1980년 2만4000건이던 이혼 건수는 1998년 11만6000건을 기록하며 처음 10만 건을 넘어섰다. 이후 2003년 16만7000건을 보이며 정점을 찍은 뒤 연간 12만 건 안팎에서 오르락내리락하고 있다. 하지만 2008년 부부가 협의이혼을 신청한 뒤 일정 기간이 지나야만 법원이 이혼을 허가해주는 이혼숙려제가 도입된 뒤 이혼 증가도 주춤하면서 지난해 이혼건수는 11만7000건으로 전년보다 줄었다. 이혼 가구주 중 여자는 72만1000명(56.9%)으로 54만6000명(43.1%)인 남자보다 많았다. 연령별로는 △40대(40.3%) △50대(33.8%) △30대(12.2%) △60대(10.5%) 순으로 많았다. 한편 사별 상태인 가구주는 2005년 183만2000명에서 작년 202만1000명으로 10.3% 늘었다. 이에 따라 이혼이나 사별 이후 재혼하지 않고 사는 가구주는 2005년 273만6000명에서 328만8000명으로 20.2% 증가해 전체 가구주의 19.0%를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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