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하자마자 이렇게 큰 축하를 받아 정말 기분이 좋습니다.” 경북 포항시 북구 흥해읍에 사는 조정현(34) 김효식 씨(31) 부부는 9일 흥해읍사무소에 셋째인 아들의 출생신고를 했다. 조 씨 부부는 “포항의 미래를 위해 잘 키우겠다”고 다짐했다. 이날 박승호 포항시장 등이 조 씨 부부를 찾아 출산용품과 쌀을 안겨주며 연거푸 축하했다. 포항 인구를 52만 명이 되도록 한 ‘귀한’ 출생이기 때문이다. ‘포항인구 52만 명’은 시 승격 62년, 영일군과 통합한 지 16년 만에 맞는 경사다.
포항시는 인구 52만 명 돌파에 큰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2020년이면 인구 75만 명의 환동해권 대표 도시로 성장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앞서는 분위기다. 그도 그럴 것이 1995년 영일군과 통합 당시 인구가 51만867명으로 50만 명을 넘었으나 최고를 기록한 때가 2000년으로 당시 51만7250명이었다. 이후 조금씩 감소해 ‘이러다간 40만 명대로 떨어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았다. 2006년에는 50만7674명으로 겨우 50만 명 선을 버텼다.
그러나 2007년부터 조금씩 증가세로 돌아서 지난해는 2009년보다 1100여 명 늘었다. 2006년에 비하면 무려 1만2000여 명이 증가한 것이다. 영일만 개항에 따른 산업단지 조성이 활발한 데다 투자유치에 따른 기업체 직원 증가, 다양한 출산장려정책이 효과를 낳고 있다는 게 포항시 분석이다. 박 시장은 “기업이 활발하고 정주 여건이 나아지면 인구는 자연스럽게 늘어난다”며 “동빈내항 복원 등 정주 여건을 크게 바꾸고 기업이 찾는 포항으로 만들어 인구 60만을 향해 뛰겠다”고 말했다.
오랫동안 250만 명 선을 넘지 못하는 대구시에도 최근 ‘좋은 징조’가 나타났다. 올해 1∼4월 출생아가 750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700명(10.3%) 증가했다. 이 기간의 출생률만 보면 서울(3.1%), 부산(8.8%), 인천(9.2%)보다 높다. 4월에만 1800명이 태어나 지난해에 비해 200명(12.5%) 늘었다.
대구의 경기가 조금씩 나아지면서 출산계획을 세우는 부부가 많아진 데다 출산축하금과 양육비 지원 같은 출산장려정책이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대구시는 보고 있다. 혼인도 늘어나 2009년 1만2844쌍에서 지난해는 1만3479쌍으로 635쌍 늘었다. 대구시 김주한 저출산고령사회과장은 “전국 최하위 출산 도시라는 이미지를 벗어날 수 있는 희망을 보여준다”며 “대구에서 아이를 낳아 잘 키울 수 있다는 마음이 들도록 다양한 정책을 개발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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