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병기 충남도의회 의장은 “견제와 감시는 물론 연구하고 공부하는, 그리고 대안을 제시하는 의회로 거듭나겠다”고 말했다. 충남도의회 제공
“충남도정을 감시하는 입장에서 볼 때 안희정 지사의 1년은 실망입니다.”
충남도의회 유병기 의장(61)은 13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 내내 의정보다 도정을 걱정했다. 유 의장은 “충남 도정은 인사와 예산, 기업 및 외자유치에는 상당히 미흡했다”며 “단지 의회와의 소통, 4대강 살리기 사업에 대한 대처 등은 긍정적이라고 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부여 출신으로 4선 도의원(자유선진당)인 유 의장이 이끄는 제9대 충남도의회는 지난 1년 동안 처리한 156건의 조례 및 규칙 가운데 의원발의 조례가 31건으로 8대 의회(15건)에 비해 2배로 늘어나는 등 활발한 활동을 펴온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지난 1년 동안 안 지사의 도정을 평가하면….
“젊고 패기 있는 리더십과 (참여정부 시절 노무현 대통령 측근으로서) 큰 정치를 배웠을 것이라는 기대도 있었다. 그래서 인사 혁신과 공직사회의 관행 깨기도 시도할 것으로 봤지만 그렇지 못했다.”
―도정에서 가장 아쉬운 점은….
“측근 기용 인사다. 공무원들의 전문성 부족을 보완하기 위해 사람들을 데려왔다면 이해가 갈 텐데 그렇지 않다. 전문성이 떨어지거나 행정을 모르는 인물들을 많이 데려와 의회에서 ‘코드인사’ 질책이 많았다.”
―충남도 살림살이가 많이 나아졌나.
“안 지사가 충남도청 신도시 조성이나 충청유교문화권개발 등 도 자체 사업을 위해 별도로 끌어온 예산은 별로 없다. 지난해 예산 늘었다지만 그건 세종시와 4대강 때문이다. 안 지사에게 공약이나 자신이 강조하는 사업은 기존 로드맵에 있는 사회간접자본(SOC) 사업비를 잘라 내 쓰지 말고 정부 예산을 확보해 충당하라고 당부했다. 측근보다 예산 관련부처 출신 등 정부를 설득할 수 있는 인물을 기용해 필요한 예산을 확보해야 한다.”
―안 지사는 초등학교 무상급식을 최대 성과 중 하나로 꼽는다.
“무상급식은 포퓰리즘(인기영합주의) 정책이다. 무상급식에 너무 많은 돈이 들어가 교육 시설과 인프라 투자 여력이 없어져 교육이 붕괴한다는 일선 교육장들의 우려가 적지 않다. 앞으로라도 어려운 학생 급식부터 지원하고 교육시설 투자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4대강 살리기 사업은 안 지사가 반대를 했는데….
“안 지사는 이 사업에 반대 입장이었지만 해당지역 시장 군수들이 지역발전의 호기로 삼자 적극적으로 반대하지는 않은 것으로 안다. 정부 사업이라 지자체로서 반대하는 데 한계도 있었을 거다. 적절히 대응했다고 본다.”
―충남도와 도의회의 소통은….
“안 지사가 처음에는 의회에 대해 설명이 부족했지만 최근에는 상임위원장을 한 달에 한 번씩 만나 도정 현안을 설명한다. 소통하려는 노력을 높이 평가하고 싶다.”
―지방의회의 입법 보좌관제 도입과 인사권 독립을 요구하고 있다.
“모두 도정의 견제와 감시를 위한 것이다. 지방의원들이 혼자 하다보니 예산심의를 제대로 하기 어렵다. 보좌관제 시행에 연간 20억 원가량 들지만 예산 감시를 보다 철저히 하면 4조 원이 넘는 충남도 예산 가운데 1%는 줄일 수 있어 국민과 도민에게 이익이다. 또 도의회에 근무하는 공무원들의 인사권을 지금처럼 도지사가 가지면 눈치가 보여 제대로 의원을 보좌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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