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MZ ‘유네스코 생물보전지역’ 9월 신청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7월 15일 03시 00분


“60년 생태천국 지켜주세요”

비무장지대(DMZ)의 ‘유네스코 생물보전지역’ 지정이 추진된다. 환경부는 “경기도와 함께 9월 말 파주 연천지역 DMZ를 유네스코 지정 유엔교육과학문화기구 생물권보전지역으로 신청하기로 했다”고 14일 밝혔다.

○ 생물의 보고 DMZ


환경부와 경기도청은 1차로 파주 연천 지역 DMZ 1055km²(약 3억1913만 평)를 생물권보전지역 대상으로 정했다. 강원 고성, 인제, 화천, 양구 내 DMZ까지 포함하면 최대 2171km²(6억5600만 평)를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으로 신청하게 된다고 환경부는 설명했다. 북한 측 DMZ는 북한정부와 협의가 이뤄지지 않아 이번 신청에 포함되지 않는다.

DMZ는 군사분계선을 중심으로 해 북쪽과 남쪽으로 각각 2km까지의 지역이다. 환경부에 따르면 이번에 신청되는 면적에는 DMZ와 민간인통제선(민통선) 구역, 민통선 남쪽 20km 이내 DMZ 접경지역이 포함된다. 민통선은 군사분계선에서 15km, 접경지역은 민통선 끝에서부터 남쪽으로 20km까지다.

DMZ를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으로 만들려는 이유는 생태계의 보고(寶庫)이기 때문. DMZ에는 야생동식물 2716종, 멸종위기동식물과 보호야생동식물 67종이 서식하고 있다. 민통선 일대에도 세계적 보호 대상인 두루미, 저어새 도래지와 쥐방울덩굴, 쑥방망이 등 희귀야생식물이 있다. 국립환경과학원이 지난해 강원 화천군 민통선 지역인 백암산 일대에 무인 센서카메라를 설치해 조사한 결과 1급 멸종위기종인 사향노루 산양 수달과 2급 위기종인 담비 등 5종의 보호종이 발견됐다. 또 멧돼지 너구리 오소리 족제비 노루 등 총 14종의 동물도 있다.

○ 일부 지역은 지정에 반대


정부의 DMZ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 추진을 모두 반기는 것은 아니다.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으로 지정되면 다양한 지원을 받지만 동시에 유네스코로부터 생태계 변화에 대한 감시도 받는다. 이 때문에 철원시와 시민들은 “규제만 늘어난다”며 반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와 지자체가 ‘생물권보전지역 권역’을 어떻게 설정해 유네스코에 신청하느냐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일단 환경부는 생태계 가치에 따라 DMZ∼접경지역을 △생태계 우수지역(핵심지역) △완충지역 △취락, 농경이 가능한 전이지역으로 분리해 신청할 방침이다. 환경부 유제철 자연정책과장은 “핵심지역과 완충지역은 최대한 생태계를 보호하고 전이지역은 개발과 보존의 조화를 이루는 쪽으로 관리할 계획”이라며 “지자체와 주민, 군부대와 협의해 권역 설정을 조율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생물권보전지역 등재는 유네스코 인간과 생물권 계획(MAB) 국제조정이사회 심의를 거쳐 2012년 6월 최종 결정될 예정이다. 현재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은 한반도에서 설악산과 제주도, 신안 다도해, 백두산, 구월산, 묘향산, 광릉숲 등 7곳, 세계적으로는 107개국 554곳이 지정됐다.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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