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경산에 위치한 한 대학의 교수 두 명이 각각 대학원생과 조교를 상대로 성희롱이나 성추행 등 성폭력을 저질렀다는 의혹으로 교내 진상조사위원회의 조사를 받은 것으로 뒤늦게 알려져 물의를 빚고 있다.
15일 경북 경산의 모 대학에 따르면 이 대학 예능계 A(52) 교수가 지난달 17일 오후 4시 경 자신의 연구실에서 B(24·여) 조교를 성희롱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 같은 주장은 B씨가 닷새 후인 지난달 22일 교내 성폭력상담센터에 상담을 의뢰하면서 알려지게 됐다.
이에 따라 해당 대학 측은 곧바로 부총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진상조사위를 구성, 조사를 벌여 성희롱 사실이 있었다는 결론을 내렸다.
대학 측은 "A 교수는 격려 차원에서 B씨의 어깨와 등, 손 등을 쓰다듬는 가벼운 신체 접촉이 있었다고 인정했으나 성희롱은 없었다고 주장했다"고 밝혔다.
이보다 앞서 지난 4월 말에는 이 대학의 다른 단과대 C(47) 교수가 터키에서 개최된 국제학술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대학원생 D(26·여)씨 등과 함께 출국, 현지 호텔 객실에서 심야에 D씨를 성추행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특히 D씨는 귀국 후 심적 부담감을 견디다 못해 음독자살까지 시도,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기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음독사태가 불거지면서 대학 측은 부총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진상조사위를 구성, 두 사람을 대상으로 조사를 실시해 성추행 사실이 있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결론을 내렸다.
대학 측은 "진상조사 과정에 C교수는 'D양이 먼저 호텔방에 찾아와 러브샷을 제의한 적은 있지만 다른 일은 없었다'고 주장한 반면 D양은 'C교수가 새벽 1시께 호텔방으로 불렀고 몸을 더듬는 등 성추행을 해 급히 방을 빠져 나왔다'고 말하는 등 두 사람의 진술이 엇갈리지만 성추행 사실이 있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대학 측은 조만간 교원 징계위원회를 열어 A 교수와 C교수를 중징계하는 한편 시간강사를 포함해 전체 교직원들을 대상으로 성희롱 및 성폭력 예방교육을 실시할 계획이다.
대학 관계자는 "규정에 정해진 절차를 엄수하되 최대한 빠르고 강력한 징계를 내려 사건의 재발 방지와 캠퍼스 윤리 재확립을 위한 계기로 삼을 방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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