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5년만에 뵈옵니다” 외규장각 의궤 내일부터 국립중앙박물관 특별전… 관람 7대 포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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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7월 18일 03시 00분


145년 만에 돌아온 외규장각 의궤가 처음 국민과 만난다.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은 19일부터 9월 18일까지 ‘145년 만의 귀환, 외규장각 의궤’ 특별전을 개최한다. 프랑스국립도서관이 반환한 외규장각 도서 297권 가운데 의궤(儀軌) 71점을 비롯해 외규장각 그림, 약탈 당시의 일러스트 등 외규장각과 의궤의 역사적 의미를 보여주는 자료, 영상물 등 165점을 전시한다. 외규장각 의궤를 한층 깊이 있게 만날 수 있는 관람 포인트를 소개한다.

이광표 기자 kplee@donga.com
① 외규장각은 조선 왕실 자료실


외규장각 모습을 그린 19세기 후반 ‘강화부 궁전도’.
외규장각 모습을 그린 19세기 후반 ‘강화부 궁전도’.
외규장각(外奎章閣)은 1782년 정조가 강화도 행궁(行宮·임금이 임시로 머무는 곳)에 창덕궁 규장각의 부속시설로 설치했던 왕실 자료실이다. ‘외곽에 있는 규장각’이라는 뜻이다. 이곳에는 역대 왕의 글과 글씨, 의궤와 주요 서적, 왕실 물품 등을 보관했다. 철종 당시 외규장각 도서는 모두 6000여 권이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② 1866년 프랑스군이 약탈

프랑스군의 외규장각 약탈 모습을 표현한 1867년 그림.
프랑스군의 외규장각 약탈 모습을 표현한 1867년 그림.
1866년 강화도를 침략한 프랑스군은 외규장각을 파괴하고 귀중 도서 340여 권과 지도 갑옷 등을 약탈해갔다. 1991년 서울대가 외규장각 도서의 반환을 요청하면서 한국과 프랑스 간 반환 협상이 시작됐고 지난해 11월 주요 20개국(G20) 서울정상회의에서 양국 정상이 ‘의궤 대여’(5년마다 다시 계약하는 대여 방식)에 합의했다.
③ 의궤는 조선시대 국가 중요 행사 준비과정-의례절차 기록한 책

의궤란 조선시대 국가에서 중요한 행사가 있을 때 그 준비 과정과 의례절차, 내용 등을 글과 그림으로 기록한 책으로 ‘의식 또는 의례의 궤범이 되는 책’이라는 뜻이다.

국가의 각종 제사, 어진(御眞·왕의 초상화) 제작 및 봉안, 왕실의 혼인, 왕세자와 왕비 책봉, 궁중 잔치, 왕실 장례, 국왕 행차, 궁궐 건축, 무기 제조, 실록 편찬 등 다양한 왕실 행사 내용을 담았다.
④ 어람용 의궤와 분상용 의궤


‘헌종경릉산릉도감의궤’어람용(왼쪽)과 분상용 표지.
‘헌종경릉산릉도감의궤’어람용(왼쪽)과 분상용 표지.
의궤는 어람용(御覽用) 한 부를 포함해 5∼9부를 만들었다. 어람용은 임금이 보는 것이고 분상용(分上用)은 춘추관이나 지방의 사고(史庫), 관련 부서에 보관하는 것이다. 어람용은 고급 종이를 사용했고 표지가 화려하다. 비단으로 표지를 싸고 놋쇠로 변철(邊鐵·책 등의 양쪽에 대는 길쭉한 철판)을 댄 뒤 5개의 박을못으로 고정했고 박을못 밑에는 둥근 국화무늬판을 대어 제본했다. 글씨와 그림도 분상용에 비해 훨씬 선명하고 정교하다.
⑤ 18년 만에 제 짝을 만나는 의궤

‘휘경원원소도감의궤’ 상권(왼쪽)과 하권.
‘휘경원원소도감의궤’ 상권(왼쪽)과 하권.
1822년 세상을 떠난 정조의 후궁이자 순조의 생모인 현목수빈 박씨의 묘소 휘경원 조성 내용을 기록한 ‘휘경원원소도감의궤(徽慶園園所都監儀軌)’는 상하권으로 되어 있다. 상권은 1993년 프랑스 미테랑 대통령이 대여 형식으로 반환한 뒤 국립중앙도서관에 보관됐고 이번에 하권이 반환됨으로써 18년간의 이별을 마감하고 제 짝을 찾게 됐다.
⑥ 한글로 주석을 단 의궤

‘보사녹훈도감의궤’의 한글 주석. 국립중앙박물관 제공
‘보사녹훈도감의궤’의 한글 주석. 국립중앙박물관 제공
숙종 때인 1682년에 제작한 ‘보사녹훈도감의궤(保社錄勳都監儀軌)’엔 한글 주석이 등장한다. 이 의궤는 1680년 역모사건을 막아낸 신하들에게 공신 칭호를 내린 과정을 기록했다. 한글 주석은 3등 공신이었다가 역모 공모자로 몰려 죽음을 당한 정원로라는 인물에 대한 안타까운 느낌을 적은 것이다. 한글이 등장하는 희귀한 사례인 데다 내용과 형식도 매우 특이하다.
⑦ 의궤는 조선 기록문화의 꽃

의궤는 조선시대 기록문화의 꽃이다. 사학자인 한영우 한림대 특임교수는 “그 엄정한 기록정신에 몸서리쳐질 정도”라고 했다. 서울대 규장각 한국학연구원 소장 546종, 2940권과 한국학중앙연구원 장서각 소장 287종, 490권이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지정됐다. 특히 외규장각 의궤는 유일본과 어람용이 대부분이어서 가치가 더욱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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