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년의 3배가 넘는 비를 뿌린 장마에 8년 만에 가장 이른 추석 명절이 겹치면서 하반기 농수산물 가격에 비상이 걸렸다. 치솟는 기름값에 이어 주춤했던 농수산물 가격이 급등세로 돌아서면서 7월 물가상승률은 5%를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17일 농수산물유통공사에 따르면 15일 현재 적상추는 100g당 1380원으로 한 달 전보다 121%나 가격이 뛰었다. 같은 기간 시금치 1kg은 3230원에서 6547원으로 103%, 애호박 1개는 1955원으로 61% 가격이 올랐다. 지난해 9월 한 달 동안 가격이 약 4배 급등하면서 물가 대란(大亂)의 신호탄을 쏘았던 배추 역시 1포기에 2198원으로 한 달 사이 77% 올랐다. 장마로 뿌리가 얕게 내린 배추는 폭염이 시작되면 수분 부족으로 잎이 말라붙을 우려까지 제기되고 있다. 서민 물가와 밀접한 고등어와 갈치값도 한 달 전보다 15%, 7% 올랐다.
특히 올해는 추석이 9월 12일로 2003년(9월 11일) 이후 8년 만에 가장 빨라 하반기 농수산물 가격 상승세에 기름을 부을 것으로 보인다. 사과와 배 등 추석 대목 상품들이 9월 이후에나 본격적으로 수확되는 만큼 공급부족 사태를 피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실제로 최근 20년 동안 추석이 가장 늦었던 2006년(10월 6일)에는 10월 농축수산물 물가가 전년 동기 대비 0.1% 오르는 데 그쳤지만 추석이 가장 빨랐던 2003년에는 9월 5.0%, 10월 13.2%나 급등했다. 여기에 소비자 물가에 미치는 영향이 큰 전월세값과 휘발유 가격이 급등세를 지속하고 있고 이달 중 전기요금과 우편요금 등 주요 공공요금 인상안이 발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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