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명 보낸다더니… 예비교사 해외연수 달랑 5명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7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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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용난 해소 위해 올해 첫 도입… 지원자 턱없이 적어
“현지취업 어렵고 생활비 부담 커… 탁상행정” 지적

교육과학기술부가 교사 임용난을 줄이려고 도입한 ‘예비교사 해외연수’ 사업의 지원자가 예상보다 훨씬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연수자를 파견할 외국 교육청도 제대로 섭외하지 못해 사업이 유명무실해졌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교과부는 8월 미국 뉴욕과 뉴저지로 떠날 연수 대상자를 5명 선발했다고 18일 밝혔다. 이들은 앞으로 10개월간 현지 교사 자격증을 취득하는 데 필요한 수업을 듣고 교생 실습에 참여한다.

당초 교과부는 2015년까지 모두 250명을 해외로 내보낸다는 계획 아래 올해 30명을 뽑으려 했다. 그러나 지원자가 15명뿐이고, 현지에서 강의를 듣고 보조교사 역할도 할 수 있을 정도의 어학실력을 갖춘 인재를 찾기가 어려워 5명을 선발하는 데 그쳤다. 외국 교육청과의 협의도 미진한 상태. 교과부는 10월까지 10명 정도를 더 선발해 미국 페어팩스 등의 교육청에 보낼 계획이지만 아직 구체적인 내용을 확정하지 못했다. 파견 국가도 영국과 호주로 늘리려고 하는데 취업문제와 맞물리다 보니 적절한 대상을 찾기가 쉽지는 않다. 이 때문에 사업을 재검토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교과부 내부에서도 나오는 실정이다.

이 사업은 교과부가 ‘바늘구멍’인 임용시험을 통과하기 위해 몇 년씩 대기하는 문제점을 줄이고 우수한 인재의 해외 취업을 지원하겠다는 취지에서 시작했다.

그러나 예비 교사들의 반응은 냉담하다. 우선 현지 취업 여부가 불확실하다. 연수자로 선발되면 파견 후 10개월 안에 교사 자격증을 취득해야 하지만 교육계에서는 단기간에 취득하기가 어렵다고 보고 있다. 교사 자격증을 취득하고 해당 학교 교장에게 인정을 받으면 취업이 가능하지만 장기간 현지에서 교사로 근무하려면 영주권과 시민권 취득 없이는 불가능하다. 국내 학교와 전혀 다른 문화와 교육 시스템에 적응하는 일도 문제다.

예비 교사들은 현지 취업에 실패하면 결국 국내로 돌아와야 하는데 임용시험을 다시 준비하는 데 불리할 뿐이라고 말한다. 사범대를 졸업하고 임용시험을 준비하는 김효진 씨(29)는 “영어로 수업하는 게 어디 말처럼 쉽겠느냐”며 “전형적인 탁상행정”이라고 꼬집었다.

항공료의 절반과 현지 생활비를 자비로 지불해야 하므로 비용 부담도 만만치 않다. 교과부가 정한 대로 10개월이 지나도록 자격증을 따지 못하면 이후 비용은 연수자가 모두 부담해야 한다.

교과부 글로벌인재협력팀 김성수 팀장은 “교과부가 열의를 갖고 추진하고 있는 사업이지만 첫해다 보니 시행착오를 겪는 부분이 있다”면서도 “실제 해외에 파견돼서 현지 취업에 성공하는 사례가 나오면 지원자가 늘어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경희 기자 sorimo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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