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들어 36차례 사고… ‘고장철 KTX’에 정부-국민 뿔났다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7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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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직결 KTX 전면 감사 필요”… 이르면 이달말 별도 특감 검토
양건 원장, 조기착수 지시… 1년만에 이례적 추가 감사

올해 들어 KTX 열차 사고가 36차례나 발생한 가운데 감사원이 ‘고장철 KTX’에 대한 전면 감사에 들어간다.

감사원에 따르면 양건 감사원장은 18일 오전 간부회의에서 “국민 안전과 직결된 KTX 열차의 사고가 너무 잦아 전면적인 감사를 실시할 필요성이 있다”며 “빨리 감사에 착수하는 방안을 검토하라”고 말했다. 양 원장은 전날 KTX 열차가 터널 안에서 1시간 동안 멈춰서는 사고 소식을 접하고 “문제를 모니터링하는 데 그쳐서는 안 된다”며 이 같은 지시를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감사원은 코레일을 대상으로 KTX에 대한 감사를 벌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감사원 관계자는 “올 하반기(7∼12월) 계획이 잡혀 있던 ‘철도시설 유지·관리 실태’ 감사에 KTX를 포함시키는 대신 이르면 이달 말부터 KTX 운영·관리 실태에 대한 특별 감사를 별도로 실시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감사원은 지난해 7월 ‘경부고속철도 2단계 및 호남고속철도 건설사업 추진 실태’ 감사 결과를 공개했고, 2008년에도 ‘경부고속철도 2단계 추진 실태’에 대해 감사를 실시한 바 있다. 공공기관에 대한 감사를 벌인 지 1년여 만에 또다시 감사에 착수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또 다른 감사원 관계자는 “이미 지난 감사에서 ‘KTX 2단계 구간에 설치된 선로전환기는 시속 300km 이상에서 한 번도 사용된 적이 없는 제품으로 안전성이 우려된다’고 지적했는데도 문제가 시정되지 않았다”며 “다양한 전문가를 투입해 사고 원인을 전방위적으로 검증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남희 기자 irun@donga.com  
▼ ‘터널 고립’ 피해자 30여명 “위자료 청구 집단소송 낼것” ▼


연이은 KTX 열차 사고로 불편을 겪은 피해자들이 집단 소송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17일 경북 김천 황악터널에서 발생한 KTX 열차 사고 피해자 30여 명은 한국철도공사(코레일)를 상대로 “열차 사고로 정신적 피해를 입었기 때문에 위자료 지급 청구소송을 낼 방침”이라고 밝혔다. 올 들어서만 36번째로 발생한 KTX 열차 사고의 피해자들이 정식으로 문제를 삼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소송을 주도하고 있는 백종건 변호사(27)는 “비상등도 작동하지 않았던 데다 승무원의 안내 또는 안내방송도 없어 많은 승객이 어두운 터널 안에서 1시간 동안 공포에 떨었다”고 주장했다. 백 변호사도 사고 열차에 탑승해 피해를 봤다. 그는 “연이은 사고에도 불구하고 코레일 측에서 피해자들에게 대책이나 보상을 해주지 않고 있다”며 “다양한 판례를 검토하고 원고인단을 구성해 개인당 200만 원에서 300만 원 정도의 위자료를 청구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장관석 기자 jk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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