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분당신도시의 한 초등학교에 교직원으로 근무하는 ‘워킹맘’ 이모 씨(56)는 세 식구 중 유일한 직장인이다. 남편은 일찍 세상을 뜨고 슬하에 대학을 졸업한 20대 후반의 아들, 딸이 있지만 아직 직장을 구하지 못했다. 자녀가 취업을 하면 직장을 그만둘 생각이지만 그때가 언제일지 알 수가 없다.
이 씨의 가정처럼 미취업 상태인 20대가 늘고, 부양과 교육비 조달을 위해 50대 여성의 취업이 늘어나면서 50대 여성 고용률이 20대의 고용률을 역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학진학률이 높아지면서 청년 취업이 늦어진 데다가 청년 실업이 늘어나면서 어머니가 일하는 비율이 20대 자녀들을 앞서게 된 것이다.
19일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2분기 50대 여성의 고용률은 59.3%로 20대 남성(58.5%)보다 높았다. 50대 여성 10명 중 6명이 일자리를 가졌다는 얘기로, 이 같은 역전현상은 해당 통계를 집계한 1980년 이래 처음이다. 고용률은 15세 이상 생산가능인구 중 취업자 수가 차지하는 비율을 말한다. 50대 여성의 고용률은 2000년 53.9% 이후 2006년까지 52.9∼55.2%에 머물다가 2007년 56.0%, 2008년 57.5%로 상승했다.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에 56.8%로 잠시 떨어졌지만 지난해 58.3%, 올 2분기 59.3%로 상승추세가 이어졌다.
반면 1980년 80.4%에 달하던 20대 남성의 고용률은 1990년 75.4%, 2000년 66.3%, 2005년 59.0% 등으로 떨어져 올 2분기에는 58.5%까지 낮아졌다. 20대 여성의 고용률은 1980년 44.3%에 불과했지만 결혼연령이 늦어지고 맞벌이부부가 늘면서 2000년 54.9%, 2005년 60.4%까지 올라간 뒤 다시 낮아지는 추세로 올 2분기는 59.2%를 나타냈다.
이처럼 취업에 실패한 20대 청년들이 늘어나는 반면 50대 여성들은 자녀 교육비나 노후자금 부담 때문에 계속 일을 하거나, 자식 대신 취업전선에 나서는 일이 많아졌다.
유병규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본부장은 “청년들이 선호하는 일자리 대신 40, 50대 여성들이 많이 갈 수 있는 서비스업 등에서 일자리가 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