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제위원 격려금, 평가원 직원이 ‘꿀꺽’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7월 20일 03시 00분


8000만원 횡령혐의 5명 고발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주관하는 한국교육과정평가원 직원들이 수능 출제위원에게 지급될 격려금을 빼돌리는 등 각종 비리를 지지른 사실이 무더기로 적발됐다.

19일 평가원과 EBS에 대한 감사원의 기관운영 감사 결과에 따르면 평가원 직원 5명은 출제위원 간담회비 예산으로 주류와 안주 등을 구입해 공식 회계처리를 해놓고, 또다시 격려금으로 이를 구매한 것처럼 허위 보고하는 수법으로 자신들이 관리하는 출제위원 격려금 8000만 원을 횡령했다. 감사원을 이들을 업무상 횡령 혐의로 고발했다.

또 평가원 A 실장은 평가원과 26건의 인쇄계약(104억 원)을 한 수능 모의평가 문제지 인쇄업체 B사가 미색 중질지가 아닌 값싸고 질이 떨어지는 팬브라이트 종이를 사용한 사실을 알고도 이를 방치했다고 지적했다. B사는 이를 통해 2억7000만 원의 부당이득을 챙겼다. 그 대신 A 실장은 자신의 제자인 B사 사장의 배우자에게 다른 사람 이름으로 돈을 빌려 달라고 요구해 1300만 원을 받은 뒤 이번 감사에서 적발되자 이를 되돌려줬다. 감사원은 A 실장을 검찰에 고발하고 파면을 요구했다.

아울러 감사원은 전산장비 구매 등을 담당한 EBS 직원 C 씨가 전산장비업체 관계자로부터 27차례에 걸쳐 해외 골프 접대를 받는 등 940만 원 상당의 향응을 받은 사실도 적발했다.

감사원 관계자는 “평가원은 1998년 설립된 이후 처음으로 기관운영 감사를 받았다”며 “수능시험 출제 등을 독과점하는 평가원의 총체적 기강 해이를 발견했다”고 말했다.

이남희 기자 ir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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