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을 재료로 한 민구류가 다양한 것은 물론이고 우마와 바람을 막기 위해 밭 주변을 돌담으로 둘렀다. ‘제주의 만리장성’으로 불리는 환해장성(環海長城)은 외적의 침입을 막기 위해 해안선을 따라 쌓은 것이 특징이다. 무덤 주변에 둘러친 산담, 연기와 불을 피워 위험을 알린 연대와 봉수대 등도 돌을 깎아 만들었다. 바닷물이 찼다가 빠지는 해안 조간대에 돌을 쌓아 고기를 잡는 ‘원담’도 돌담문화의 하나이다. 이 같은 돌담문화에 대해 새로운 조명이 이뤄진다.
제주도는 제주문화재지킴이(대표 이재삼)가 제시한 돌담문화 체험프로그램이 올해 문화재청이 주관하는 문화재 생생사업으로 선정됐다고 20일 밝혔다. 제주시 화북동 해안에 쌓은 환해장성을 비롯해 해녀들이 뭍과 바다 사이를 오가려고 놓은 구좌읍 김녕리 돌담길, 주민들이 액을 막으려고 쌓은 조천해안도로 방사탑 등에 대한 답사가 이뤄진다.
지방민속자료인 돌하르방 42기를 실물 그대로 재현하고 창작 돌하르방을 전시해 놓은 조천읍 북촌 돌하르방공원도 체험 장소에 포함됐다. 제주문화재지킴이 측은 기능 보유자와 함께하는 돌담 쌓기 체험장을 운영하고 노동요인 ‘돌 깨는 노래’ 배워 부르기 등의 행사를 열 계획이다.
이규봉 제주도 문화정책과장은 “제주 돌담문화는 지금도 생활 깊숙이 남아 있다”며 “돌담문화를 거대한 문화유적 벨트의 시각으로 보고 문화관광자원으로 활용하기 위한 사업을 계속 발굴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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