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의 교회 사유화 문제로 시작된 여의도 순복음교회 조용기 원로목사와 교회 당회의 갈등이 심각해지고 있다. 3일 교회와의 결별 가능성을 언급한 조 목사의 메모가 공개된 데 이어 20일 당회 소속 장로 20여 명이 1958년 교회 창립 뒤 처음으로 시위에 나섰다. 장로들은 이날 경기 파주시 ‘오산리 최자실 기념 금식 기도원’에서 열린 행사에서 조 목사의 부인인 김성혜 한세대 총장의 설교를 막기 위해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교회를 사유화하지 말라’는 내용의 구호가 적힌 팻말과 함께 김 총장이 당회의 결정을 따를 것을 촉구했다.
당회는 4월 조 목사의 가족에 대해 김 총장은 한세대와 해외선교, 장남 조희준 국민일보 전 회장은 엘림복지타운 또는 해외 교회 활동, 차남 조민제 국민일보 사장은 신문사 운영에만 전념하도록 결의했다. 시위에 참석한 장로들은 당회 결정에 따라 김 총장이 교회가 운영하는 기도원에서 설교해서는 안 된다는 방침을 밝혔다.
순복음교회 홍보국은 “행사 참가자가 모두 외국인이기 때문에 해외선교의 일환으로 보아야 한다는 의견이 있었다”며 “당회장인 이영훈 담임목사의 지시에 따라 당회가 김 총장의 설교에 관여하지 않기로 방침을 정했지만 일부 장로가 시위를 벌였다”고 말했다.
수습 국면이었던 순복음교회 내부의 갈등은 최근 사랑과행복나눔 재단의 운영권 문제로 다시 불거졌다. 당회는 김 총장과 조희준 전 회장이 재단에서 손을 뗄 것을 요구했지만 조 목사는 6월 이들의 사표를 반려했다.
이에 반발한 당회가 재단 기금(570여억 원)의 지급 정지 가처분 신청을 내고 김 총장이 사용해온 여의도 CCMM빌딩 사무실을 환수하는 등 5개 항을 의결하자 조 목사 측은 교회를 떠날 수 있다는 메모를 공개했다.
순복음교회 내부와 교계에서는 조 목사와 교회 일부 인사의 갈등이 커지자 교회가 나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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