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천 앞바다에는 드넓은 갯벌과 함께 170여 개의 크고 작은 섬들이 펼쳐져 있다. 서해 최북단 섬인 백령도를 비롯해 대부분의 섬이 천혜의 자연환경을 간직하고 있다. 이들 섬은 연안과는 다르게 바닷물이 맑고, 수심이 얕아 가족 피서지로는 안성맞춤이다. 해수욕은 물론이고 산행과 배낚시, 갯벌 체험도 할 수 있어 아름다운 여름휴가의 추억을 선사한다. 》 100개의 섬으로 이뤄진 인천 옹진군. 매년 관광객 360만 명 이상이 다녀가는 이곳 섬들 중에서도 13개의 섬이 몰려 있는 자월군도(紫月群島)는 ‘바다의 종합 선물세트’라는 평가를 받는다. 크기는 작지만 다양한 볼거리와 풍광으로 여름 휴가객의 발길을 붙잡는다.
접근성도 가장 뛰어나다. 인천 중구 연안부두에서 여객선을 타면 1시간 남짓이면 충분하다. 지난해 발생한 천안함 사건과 연평도 포격 도발로 서해5도 관광객이 절반 이하로 줄었지만 자월군도는 오히려 24%나 늘었다.
○ 해수욕과 등산이 즐거운 자월도
자월도에는 해수욕장 2곳이 있다. 큰말해변은 백사장 길이 100m, 너비 40m에 불과한 아담한 해수욕장이다. 나루터에서 1km 떨어진 반달 모양의 장골해변은 백사장 길이가 1km(너비 400m)나 되고 자갈과 모래가 골고루 섞여 있어 해변을 걷는 재미가 쏠쏠하다. 두 곳 모두 썰물 때 바지락, 낙지, 소라 등을 잡을 수 있다.
섬의 최고봉인 국사봉(해발 166m)에서는 색다른 정취를 느낄 수 있다. 수령이 100년 이상 된 소나무숲 속으로 산책로가 잘 조성돼 있다. 삼신할매약수터의 시원한 물맛은 일품이다. 정상을 오르내리는 데는 1시간 반 정도 걸린다.
○ 영화 촬영지 대이작도
대이작도는 ‘섬마을 선생’으로 유명하다. ‘해당화 피고 지는 섬마을∼’로 시작하는 가수 이미자의 히트곡 제목을 따 1967년 제작된 김기덕 감독의 영화 ‘섬마을 선생’이 이 섬에서 촬영됐다. 이 영화는 서울에서 의대를 휴학하고 내려온 총각 선생님과 섬 처녀의 수채화 같은 사랑 이야기를 담았다. 영화의 주무대였던 ‘계남분교’는 1992년 문을 닫았지만 기념 표지석이 남아 있다.
큰풀안, 작은풀안, 벌안해수욕장(소이작도) 등이 펼쳐져 있으며 섬 어디에서든 갯바위 낚시를 할 수 있다. 부아산(해발 160m) 정상에 오르면 2006년 설치된 구름다리(길이 68m)를 건널 수 있다. 이 산에서 ‘바다 위 신기루’로 통하는 풀등을 볼 수 있다. 썰물 때 3∼5시간 동안 99만여 m²(약 30만 평)에 이르는 거대한 모래톱이 사승봉도∼소이작도 해변에 드러났다가 밀물이 되면 사라진다.
○ 삼림욕이 제격인 승봉도
이 섬에는 해당화와 기린초를 비롯해 사계절 내내 다양한 들꽃이 피어 천연식물원의 향기가 난다. 섬 가운데 해송(海松)이 울창하게 우거진 삼림욕장이 들어서 있다. 600m에 이르는 해변에는 산책로가 조성돼 있다. 수심이 얕고 물이 맑은 이일레해수욕장(길이 1.3km)을 품은 해안 언덕에는 150실 규모의 콘도미니엄이 있지만 운영난으로 최근 문을 닫았다. 이곳은 낙조를 감상하려는 관광객들이 자주 찾는다. 암석 한가운데 커다란 구멍이 뚫려 있는 ‘남대문바위’와 촛대바위가 비경으로 꼽힌다.
황금천 기자 kchwang@donga.com :: 교통 및 숙박시설 ::
인천 연안부두에서 하루 2, 3회 운항하는 쾌속선이 이 3개 섬을 경유해 도착하는 데 50분∼1시간 반 걸린다. 경기 안산시 대부도 방아머리 나루터에서 출발하는 배는 2시간 정도면 도착한다. 섬에서 1인당 5만 원 정도를 내고 10여 분 배를 타고 나가면 낚시로 광어, 농어, 우럭 등을 잡을 수 있다. 섬마다 민박과 펜션 등을 50곳 이상 운영하고 있다. 032-899-2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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