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엽제 묻은 곳 또렷이 기억”… ‘매립 증언’ 하우스 씨 입국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7월 25일 03시 00분


경북 칠곡 미군기지인 캠프 캐럴에 고엽제(에이전트 오렌지)를 매립했다는 의혹을 처음으로 제기한 전 주한미군 스티브 하우스 씨(54)가 24일 한국에 도착했다. 1978년 캠프 캐럴에서 중장비 기사로 복무할 때 땅을 파서 직접 고엽제를 묻었다는 하우스 씨가 방한함에 따라 정확한 고엽제 매립 위치를 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하우스 씨는 이날 오후 5시경 휠체어를 탄 채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그는 도착 직후 “미국이 고엽제를 땅에 묻은 것은 사실”이라며 “(미국이) 이 문제에 대해 한국인들에게 진심으로 사과하길 원한다”고 말했다. 하우스 씨와 함께 임진강 고엽제 방류를 증언한 전 미 육군대위 필 스튜어트 씨, 그리고 5월 16일 미국에서 이 사건을 가장 먼저 보도한 애리조나 주 피닉스의 CBS 지방방송국 KPHO-TV 기자, 프로듀서도 함께 입국했다. 이들은 25일 국회에서 고엽자 피해를 증언한 후 26, 27일 임진강과 캠프 캐럴 등 고엽제 문제가 있었던 지역 현장으로 이동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우스 씨는 방한에 앞서 23일 동아일보와의 전화인터뷰에서 “캠프 캐럴을 방문해 고엽제를 묻은 지점을 지목할 수 있다”며 “(고엽제를 묻은 것은) 내 인생에 아주 지대한 영향을 미친 사건이었기 때문에 30년이 지났지만 어제 일처럼 생생하다”고 밝혔다.

그는 “젊은 나이에 한국에 간 것은 한국을 수호하기 위한 것이지 그들을 해치려고 간 것이 아니었다”며 “우리가 한 일에 가책을 느껴 오랫동안 괴로웠다”고 말했다.

워싱턴=최영해 특파원 yhchoi65@donga.com  
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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