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계高 어깨 펴주자]“산업현장 기능인력 할일 많아… ‘대졸우대’ 편견 없애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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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7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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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고 졸업 두 명장의 조언

“산업 현장의 중요성은 날로 높아지는데 특성화고 학생들이 이런 사실을 잘 모르는 것 같아 안타깝죠.”

현대제철 압연부의 손일만 기장(51)은 2009년 국가품질경영대회에서 품질명장으로 선정된 현장 전문가다.

그는 1978년 부산 덕원공고(현 부산디지털고) 기계과를 졸업한 이듬해 현대제철에 입사했다. “그때만 해도 공고는 전문대 이상의 대접을 받았다. 사회적으로도 상당히 우대를 받았기 때문에 취업은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분위기였다”고 그는 말했다.

하지만 그 뒤 공고 출신의 입지는 갈수록 좁아졌다. 대졸자까지 공장에 기능직으로 들어오는 사례가 늘면서 고졸임을 내세우는 직원이 줄어들었다.

손 기장은 “지금이 오히려 예전보다 특성화고 출신 기능 인력이 할 수 있는 일이 많다. 사무직이나 관리직보다도 훨씬 안정적으로 일할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장의 위상이 높아지면서 근로자가 스스로 기획하고 연구하며 일하는 분위기가 생겼는데 여기에는 전문성을 갖춘 특성화고 출신이 유리하다는 설명이다.

손 기장은 “요즘 젊은 학생들은 기술이 뛰어나기 때문에 현장에서 배우겠다는 마음으로 일하면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김보곤 ㈜디케이산업 대표이사(51)는 지난해 고용노동부와 한국산업인력공단이 ‘이달의 기능한국인’으로 선정한 기능인 출신 사업가다. 그는 전남기계공고를 졸업하고 대우중공업 생산직 사원으로 입사해 동양정공 부장을 거쳤다. 현재는 자신이 창업한 디케이산업의 대표다. 이 회사는 지난해 ‘5000만불 수출의 탑’을 수상했다.

지금의 직업교육에 대해서는 “마이스터고나 특성화고 등 학생 의지만 있다면 스스로 훈련받을 수 있는 구조는 다 갖춰져 있다고 생각한다”며 “문제는 대졸이어야 한다는 사회적 편견이 있다는 것인데, 이 부분에서 변화가 나타났으면 좋겠다”고 했다.

고졸 출신으로 기업체 부장까지 맡았던 그는 “학력과 상관없이 직업에 대한 자부심과 사명감이 있다면 인정받을 기회는 항상 있다”고 덧붙였다.

남윤서 기자 bar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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