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중부 물폭탄]車, 침수지역 지날땐 저단기어로 한번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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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7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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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속 대처 이렇게

직장인 김영희 씨(33·여)는 27일 오전 7시 출근 전 장롱 속에 있던 비옷을 집어 들었다. 강남역 앞 직장까지 지하철을 타고 출근하는 김 씨는 “집(마포구 도화동) 앞 5분 거리에 있는 지하철역으로 걸어가는데 앞이 안 보일 정도로 비가 왔다”며 “우산은 쓰나마나였다. 비옷이 없었다면 홀딱 젖을 뻔했다”고 말했다. 열차 안에는 김 씨처럼 비옷을 입은 승객이 적지 않았다. 김 씨는 “얇은 ‘바람막이 옷’을 입은 사람들도 있었다”고 전했다.

○ ‘물폭탄’에 대처하는 사람들

시간당 최대 100mm가 넘는 ‘초강력 물폭탄’은 시민의 출퇴근 풍경을 바꿔놓았다. 회사가 몰려 있는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중구 을지로, 서초구 서초동 강남역에서는 다양한 색깔의 비옷을 입은 직장인이 종종걸음으로 출근하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었다. 회사원 양성훈 씨(32)는 구두 위에 비닐봉지를 ‘신고’ 출근했다. 양 씨는 “신발이 젖어 하루 종일 찜찜할 것 같아 체면도 버린 채 비닐봉지를 발목까지 올려 묶고 회사로 향했다”고 말했다. 여성들은 발목까지 찬 물을 피하기 위해 장화를 신기도 했다. 신발 업체 관계자는 “장화는 신고 나서 물기를 모두 제거하고 그늘에서 말려야 변형 변색을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디지털 기기가 물에 젖지 않도록 신경 쓰는 직장인도 있었다. 이들은 스마트폰, 태블릿PC에 방수 커버를 씌운 채 사용하고 있었다. ‘우산을 빌려드립니다’라는 안내문이 적힌 도넛 가게와 카페는 우산을 빌리려는 손님으로 북적였다.

집에 있는 주부들은 빗물이 집 안에 들어오는 것을 막기 위해 덥고 습한 날씨에도 문을 꼭꼭 닫은 채 생활하고 있다. 주부 김현지 씨(33)는 “더위 때문에 베란다 문을 열어놓고 잤는데 틈 사이로 빗물이 들어와 바닥과 벽이 젖어 곰팡이가 생겼다”고 말했다.

○ 폭우에 대처하는 생활 정보

이번 폭우로 갑자기 물이 불어나 도로 위에 갇힌 운전자가 적지 않았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이번 폭우로 침수 피해를 본 차량은 3000대 이상인 것으로 집계됐다. 자동차 전문가들은 물속에서 차가 멈추었거나 주차 중 침수됐을 때는 시동을 걸지 말고 바로 정비공장에 연락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엔진 내부로 물이 들어가면 엔진과 주변 기기 사이에 마찰이 일어 큰 손상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범퍼 높이까지 물이 차오른 길을 지날 때는 1, 2단 기어로 한 번에 지나가야 한다. 지나는 도중 기어를 바꾸거나 차를 세우면 차 내부로 물이 들어갈 수 있다.

서울시는 장마와 폭우에 대비하는 생활요령을 정리해 시민에게 제공할 계획이다. 시민생활요령은 직장인 운전자 주부 등의 상황별 대처법으로 정리된다. 직장인 유의 사항은 △폭우 시에는 우산보다 우의를 준비할 것 △신발이 젖을 경우 휴지와 신문지를 신발 안쪽에 끼워 둘 것 △운전자는 차가 물에 반 이상 잠겼을 때 시동을 걸지 말 것 △자동차 내부 습기 냄새를 없애려면 의자 밑이나 선반에 500g 정도의 숯을 놓아둘 것 등이다. 주부 유의 사항은 △집이 습해서 곰팡이가 생겼을 때 베이킹파우더를 물에 풀어 천에 적셔 닦을 것 △세탁이 끝난 후 세탁기 문을 열어 말릴 것 등이다.

김범석 기자 bsis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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