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오후 4시 부산시청 앞 등대공원. 30일로 예정된 부산행 3차 희망의 버스 행사를 반대한다는 구호가 곳곳에서 나왔다. ‘희망버스 물러가라’ ‘절망만을 안겨주는 희망버스 중단하라’ ‘노사상생 반대하는 외부세력 거부한다’ 등 피켓과 플래카드 100여 개가 걸렸다.
한진중공업 협력사 임직원과 가족 1200여 명이 한진중공업 정상화를 위한 대국민 호소 및 결의대회를 열었다. 이들은 “노사문제는 노사 자율로 해결해야 한다”며 “김진숙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부산본부 지도위원은 사태 해결을 위해 즉시 크레인에서 내려와 달라”고 요구했다. 또 “일부 정치권과 노동계, 이념단체가 희망버스라는 이름으로 사회적 갈등을 증폭시키고 있다”며 “회사와 협력사, 다수 부산시민은 선동과 포퓰리즘에 휩쓸려 갈등을 만드는 희망버스를 반대한다”고 설명했다.
같은 날 오후 2시부터 6시까지. 경찰청과 민주노동당, 민주당, 진보신당 당사로 부산지역 시민사회단체 회원 120여 명이 “희망의 버스 행사에 대해 정치권이 개입하지 말아 달라”며 항의 방문을 했다. 서울 덕수궁 앞 대한문 희망단식 농성장에도 찾아가 희망버스 부산행 절대 반대를 외쳤다. 이들은 부산경제살리기시민연대, 학교를 사랑하는 학부모 모임 부산지부, 부산여성단체협의회 등 60여 개 부산지역 시민사회단체로 꾸려진 ‘한진중공업 외부세력 개입 반대 범시민대책협의회’ 소속 회원들이다. 이 단체는 28일 오후 3시 부산시청 앞에서 회원 3000여 명이 참여하는 대규모 궐기대회를 열기로 했다. 최상기 집행위원장은 “희망버스 회원이 몇 명이 됐든 회원들이 몸으로 행사 강행을 막아낼 것”이라고 말했다.
○ 희망버스 D-3, 반대 분위기 확산
부산행 3차 희망의 버스 방문일이 다가오면서 부산은 시민사회단체를 중심으로 반발이 확산되고 있다. 이미 허남식 부산시장, 신정택 부산상의 회장, 제종모 부산시의회 의장, 민주당 소속 부의장이 포함된 영도구의원 7명, 영도구 11개 동 주민자치위원장이 희망버스 방문 반대를 선언했다. 영도구 상인연합회와 인근 지역 상인회도 “부산 경제에 악영향을 주는 희망버스를 단호히 거부한다”고 밝혔다. 부산시 구청장·군수 협의회도 3차 희망의 버스 행사 철회를 촉구하는 공동 성명을 발표했다.
○ 대규모 충돌 예상
1, 2차 희망버스를 기획한 ‘정리해고와 비정규직 없는 세상 만들기’는 3차 희망의 버스 행사를 밤샘 문화제로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영도조선소에서만 벌이던 1, 2차 행사 때와 달리 해운대, 서면, 부산역, 영도조선소 등 부산 곳곳에서 게릴라 문화행사로 치를 방침이다. 31일 오전 7시까지 록 페스티벌과 자유발언대 등 문화행사를 진행한 뒤 오전 9시에 해산하기로 했다. 주최 측은 “3차 희망의 버스 행사는 집회에 따른 부산 시민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시민에게 다가가는 집회를 만들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2차 희망의 버스 이후 불거진 부산지역 민심에 영향을 받아 집회에서 문화제로 방향을 튼 것으로 보인다.
반면에 경찰은 “1, 2차 때도 문화행사로 하겠다고 밝혔지만 결국 불법 행진과 폭력사태가 일어났다”며 “불법행위에 대해서는 사법처리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주최 측은 “2차 희망버스 당시 경찰의 통제에 막혀 김진숙 지도위원에 대한 격려가 이루어지지 못한 만큼 3차 행사 때는 반드시 김 위원과의 만남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한진중공업 진출을 막을 예정인 경찰, 부산지역 시민사회단체 등과 3차 희망버스 행사 참가자 사이에 충돌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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