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수학, 기계적 문제풀이 강요하면 창의성 잃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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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7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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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야코블레비치 교수 초청
포스코교육재단 수학 캠프 인기

러시아 노보시비르스크대 블로시친 야코블레비치 교수(서 있는 사람 중 오른쪽)가 통역사와 함께 포항지역 초등학생들에게 수학을 지도하고 있다. 포스코교육재단 제공
러시아 노보시비르스크대 블로시친 야코블레비치 교수(서 있는 사람 중 오른쪽)가 통역사와 함께 포항지역 초등학생들에게 수학을 지도하고 있다. 포스코교육재단 제공
수학에 관심이 많은 경북 포항시 남구 연일초등학교 6학년 유가형 양(12)은 이번 여름방학에 ‘색다른 수학 공부’를 경험하고 있다. 29일까지 일주일 일정으로 포항제철지곡초교에서 열리고 있는 수학 캠프에 참여한 유 양은 “수학 하면 숫자부터 먼저 떠올렸는데 이젠 머릿속에 동영상 같은 풍경이 먼저 떠오른다”고 말했다.

유 양이 수학을 ‘그림처럼’ 느끼게 된 이유는 이 캠프를 지도하는 러시아 수학교수의 가르치는 방식이 다르기 때문이다. 유 양은 “치즈 저장 창고에 들어온 쥐가 먹은 치즈, 치즈를 너무 많이 먹어 배탈이 난 쥐 이야기를 듣고 치즈 양을 계산하는 문제는 재미있으면서도 생각을 많이 해야 한다”며 “오전에 4시간 공부를 하고 나면 수학에 대한 느낌이 많이 달라진다”고 말했다.

학생들을 재미있는 수학의 세계로 안내하는 주인공은 러시아 국립노보시비르스크대 블로시친 야코블레비치 교수(59). 포스코교육재단 초청으로 5년째 재단 소속 학교 학생들에게 수학을 가르치는 야코블레비치 교수는 이번 여름방학에는 재단 학교가 아닌 학생들과 만났다. 캠프에는 포항초교와 용흥초교 등 포항지역 14개 초교 34명이 참가하고 있다.

포스코교육재단은 2003년부터 러시아 주요 대학교수 중 수학 영재 지도 경험이 많은 학자를 초빙해 재단의 10개 초중고교 학생을 지도하고 있다. 야코블레비치 교수는 “러시아에서 수학이 발달한 이유는 어릴 때부터 수학을 통해 상상력과 창의력을 키우는 방식으로 교육하기 때문”이라며 “수학 교육에서 기계적인 문제 풀이를 강요하면 흥미가 떨어지는 것은 물론이고 창의성으로 이어지기 어렵다”고 말했다.

포항제철지곡초교와 동초교, 서초교, 포항제철중 등 재단 학교 학생들이 국내외 수학경시대회에서 매년 상을 휩쓰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지곡초교는 성균관대가 매년 여는 전국수학경시대회에서 1회부터 올해 5월 21회까지 연속 최우수학교로 선정됐다.

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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