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강릉시 견소동 안목해변에서 횟집을 운영하는 최만집 씨(49)는 요즘 하늘만 쳐다보며 긴 한숨을 내쉬기 일쑤다. 폭우로 인해 동해안을 찾는 피서객의 발길이 끊기면서 손님이 예년에 비해 3분의 1 수준으로 떨어졌기 때문이다. 최 씨는 “피서 대목을 겨냥해 동해안 항·포구에서 입찰하는 횟감을 대량 확보해 놓고 아르바이트생도 2배로 늘렸는데 손님이 줄어 이중고를 겪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강원도내 음식점, 숙박업소, 해수욕장 등도 기대했던 ‘한철 장사’가 긴 장마로 물 건너갔다며 울상을 짓고 있다. 특히 27, 28일 수도권을 비롯한 중부지방에 물난리까지 터지면서 피서객의 발길이 더 줄어들까 봐 전전긍긍하고 있다. 강원도환동해출장소에 따르면 이달 1일 속초해수욕장을 시작으로 94개 해수욕장이 문을 열었지만 해수욕장을 찾은 피서객은 27일까지 282만681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322만4658명에 비해 13% 감소했다.
28일 강원도내 대부분의 숙박업소는 예약 취소 전화로 몸살을 앓았다. 특히 전날 춘천시 신북읍에서 대형 산사태가 발생해 펜션 투숙객 등 13명이 목숨을 잃은 여파가 컸다. 춘천시 사북면 지암리 집다리골 자연휴양림은 객실 31개가 모두 예약돼 있었지만 이날 15실이 취소됐다.
동해안도 사정은 마찬가지. 예년 같으면 피서객들이 몰려 웃돈을 받고 방을 내줄 정도였지만 올해는 방이 남아도는 실정이다. 강릉 경포해변 인근에서 70실 규모 모텔을 운영하는 허만돈 씨(40)는 “예년의 경우 만실을 이뤘으나 요즘은 폭우로 인해 하루에 10건 넘게 예약이 취소되고 있다”고 말했다.
피서객을 상대로 파라솔과 튜브 등을 대여하던 업소들은 파리만 날리고 있다. 해가 뜨는 날이 적고 수온도 낮아 이를 사용하려는 피서객이 급감했다. 강원지방기상청에 따르면 이달 들어 27일까지 강릉 지역 평균 기온은 평년보다 0.8도 낮은 23.1도였다. 일조시간도 평년의 51.4%에 불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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