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부 물폭탄]주민 구하려다 급류 휩쓸린 故 조민수 수경 영결식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8월 1일 03시 00분


“순경 조민수” 하늘서 이룬 경찰의 꿈
명예경찰관 위촉 - 훈장 추서… 흉상 만들어 희생 기리기로

“경찰관이 되고 싶다”던 20대 젊은이의 꿈은 결국 하늘에서 이뤄졌다. 하천에 빠진 주민을 구하려다 숨진 조민수 수경(21)의 영결식이 열린 지난달 30일 오전 경기 수원시 영통구 망포동 경기지방경찰청 기동단. 앳된 얼굴 그대로인 조 수경의 영정 옆에는 ‘귀하를 대한민국 국립경찰 명예순경에 위촉합니다’라고 적힌 위촉장과 순경 계급장이 나란히 놓였다. “경찰경호학과를 졸업한 뒤 시민을 지키는 경찰관이 되겠다”는 그의 꿈을 기리기 위해 이강덕 경기경찰청장이 전달한 것이다.

당초 정식 순경으로 특진시키는 방안도 검토됐으나 의경을 정식 경찰로 임용하는 법적 근거가 없어 명예경찰관에 위촉했다. 이 청장은 추도사에서 “무한한 용기와 의협심을 가졌던 자랑스러운 청년영웅을 떠나보내게 돼 안타깝다”며 “그의 헌신이 절대 헛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동료 정원혁 수경(21)은 “하늘의 울음이 멈춘 날 우리의 영원한 동기인 민수를 보내려 한다”며 “보고 싶다 민수야”라는 말로 고별사를 마쳤다. 조 수경의 어머니 승남희 씨(48)와 누나 조민정 씨(22)는 영결식 내내 오열하다 한때 쓰러져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이에 앞서 행정안전부는 지난달 28일 조 수경의 희생정신을 기리기 위해 ‘옥조근정훈장’을 추서했다. 또 경찰은 그의 흉상을 만들어 희생과 봉사의 상징으로 삼기로 했다. 조 수경의 유해는 국립대전현충원 경찰관 묘역에 안장됐다. 조 수경은 지난달 27일 오후 9시 40분경 동두천시 신천변에서 철조망에 매달린 주민을 구하려다 급류에 휩쓸려 숨졌다.

수원=이성호 기자 stars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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