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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수석교사제 법제화 이후 교단에선 어떤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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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8-03 03:00
2011년 8월 3일 03시 00분
입력
2011-08-03 03:00
2011년 8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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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 “승진 좁은문에 숨통” 교장-교감 “역할분담 고민”
올해로 경력 21년차인 이상범 교사(부산 안남초)는 평생 학생을 가르치며 살고 싶다고 생각해왔다. 교장이나 교감 같은 관리직에는 큰 관심이 없었다.
그는 누가 시키지 않았지만 더 나은 수업을 위해 수업연구 동아리 활동에 꾸준히 참여했다. 교육용 소프트웨어를 개발해 전국대회에 출전하고 교육공학 박사과정도 수료했다.
이 교사는 “수업 및 연구 중심의 활동이 보장된다면 수석교사는 교사로서 꿈꿀 수 있는 최고의 자리라고 생각한다. 수업의 최고 전문가가 돼서 공교육의 질적 변화를 유도하고 싶다”며 수석교사 선발시험에 응시하겠다고 말했다.
○ 또 다른 평교사의 미래
이 교사처럼 수석교사를 꿈꾸는 교사가 늘어난 이유는 지난달 25일 초등교육법, 유아교육법, 교육공무원법 개정안이 통과돼 수석교사제가 정식으로 도입됐기 때문이다. 1981년 처음 수석교사제 논의가 시작된 지 30여 년 만이다.
법제화 이후 수석교사를 바라보는 교단의 시각은 확연히 달라졌다. 2008년 시범운영 당시에는 학교 현장에 정착될 수 있을까 반신반의하던 교사가 많았지만 이제는 자신의 미래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늘었다.
수석교사는 ‘교사들의 선생님’으로 여겨진다. 평교사 경력 15년 이상의 지원자를 동료 및 학교장 추천, 수업시연을 거쳐 선발하므로 웬만한 실력으로는 얻기 힘든 직책이다.
경기 수원 세류중학교의 이대희 교사는 “수석교사로 활동하는 동료를 보면서 나도 초임교사의 멘토가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수석교사 3년차인 조명자 교사(대구 단관초)는 “처음에는 역할 자체에 의구심을 갖던 교사들이 이제는 필요성을 분명히 인식하게 됐다”며 “가르치는 일에 열정적인 교사들은 수석교사를 미래의 자기 모습으로 진지하게 그려보기도 한다”고 전했다.
교육과학기술부에 따르면 현재 수석교사는 765명이다. 교과부는 내년 3000명을 시작으로 2014년까지 1만여 명을 양성해 모든 초중고교에 1명씩 배치할 계획이다.
○ 교장과 교감에게는 부담이 될 수도
일선 교사들은 교감이나 교장이 되는 관문이 너무 좁고 어려운 현실에서 수석교사를 바람직한 대안으로 생각한다. 학생들의 시선도 긍정적인 편이다.
황효순 서울 마포초 교사는 “수석교사가 뭔지 전혀 몰랐던 아이들도 ‘우리 선생님=잘 가르치는 선생님’으로 생각하기 시작했다”며 “외부에 강의를 다녀오면 아이들이 뿌듯해하는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학교를 운영하는 교장과 교감에게는 부담스러운 면이 있는 게 사실이다. 수석교사의 경우 주당 수업 시수를 평교사의 절반으로 줄여야 하므로 다른 교사가 더 많이 수업을 해야 한다.
또 교감과 비슷한 직급보조비(25만∼30만 원)를 지급하고, 수업연구와 교사상담에 필요한 공간도 마련해야 한다. 교감과의 역할분담이 애매한 면도 있다.
서울 구로구 K중학교의 교장은 “취지에는 전적으로 공감한다”면서도 “수업시수 감축으로 인한 다른 교사의 부담 증가, 교감과의 관계 등 고민스러운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교과부 김문희 교원정책과장은 “수석교사의 처우와 업무범위를 담은 시행령이 10월까지 나오면 교감과의 역할 구분이 명확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경희 기자 sorimoa@donga.com
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 수석교사 ::
관리직(교장·교감)으로 가지 않고 수업만 하거나 신임교사를 위해 조언을 하는 교사. 경력 15년 이상이어야 지원할 수 있다. 시도교육청의 선발위원회가 서류평가 및 동료교원 면담, 수업시연(試演)의 과정을 거쳐 뽑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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