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지통]‘음주운전 경찰’ 잡은 음주車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8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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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취운전자 신호위반 충돌… 피해차량 경찰도 음주 들통

“간만에 얻은 휴가라 오랜만에 친구들과 딱 한잔했는데….”

전남지방경찰청 1기동대 소속 임모 경사는 2일 새벽 동료 경찰관 앞에서 고개를 떨궜다. 이날 0시경 임 경사는 술자리를 마치고 귀가 중이었다. 평소 주량보다 적게 마셨다고 생각한 임 경사는 호기롭게 운전대를 잡았다. 무사히 운전을 해 집에서 불과 1km 남짓 거리인 광주 서구 광천사거리에 멈춰 섰다. 신호에 따라 좌회전을 하던 임 경사는 갑자기 옆구리에 강한 충격을 느꼈다. 로체 승용차가 정지 신호를 무시하고 직진하다 교차로를 가로지르던 임 경사의 차를 들이받은 것.

임 경사는 별다른 부상을 입진 않았지만 상황은 그때부터 꼬이기 시작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이 로체 운전자에게서 술 냄새가 나는 것을 감지해 음주 측정을 한 결과 혈중 알코올농도가 면허 취소(0.1% 이상) 수준인 0.149%가 나왔다.

가해자와 피해자 중 한쪽의 음주사실이 드러나면 형평성 차원에서 상대편도 음주 측정을 하는 관행에 따라 경찰은 임 경사에게도 음주측정기를 들이댔다. 결과는 0.080%. 면허 정지(0.05% 이상)에 해당하는 수치였다. 결국 음주 차량과의 사고 때문에 음주 사실이 들통 난 것이다. 경찰은 “시민을 계도해야 할 경찰관의 음주 운전은 엄히 다스릴 사안”이라며 “중징계하겠다”고 밝혔다.

신광영 기자 ne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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