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구 도곡동 타워팰리스 54층에 사는 주민 김모 씨(67)에게 옆집 개 ‘복실이’는 공포 그 자체였다. 함모 씨(50) 부부가 기르는 복실이는 무게만 35kg에 달하는 골든 레트리버 종(種). 뇌중풍(뇌졸중)에 심장수술까지 받아 신체장애 3급으로 몸이 좋지 않은 김 씨는 개 짖는 소리가 들릴 때마다 숨이 가빠졌다. 불안과 공포에 시달리다 스트레스성 위염까지 앓게 됐다. 김 씨는 결국 함 씨 부부를 상대로 개 사육·출입 금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
그러나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 50부(수석부장판사 최성준)는 “김 씨가 이 개와 마주친 게 서너 차례에 불과하고 이 개가 김 씨에게 정신적 고통을 줘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는 점을 객관적으로 인정하기 어렵다”며 신청을 기각했다. 또 “골든 레트리버 종은 덩치가 크기는 하지만 유순해 안내견이나 인명구조견으로도 활용하고 있다”며 “다른 주민도 위협을 느낀 적이 없다고 진술했다”고 덧붙였다. 이 아파트 생활지원센터 관계자는 “아파트 관리 규약에 ‘15kg 이상의 개는 키우지 못한다’고 돼 있지만 강제 조항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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