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중국 베이징(北京)을 다녀온 유태명 광주 동구청장(사진)은 4일 “아시아문화중심도시를 지향하는 광주가 사는 길은 문화 예술 관광 콘텐츠를 개발하는 길밖에 없다는 사실을 실감했다”고 말했다. 이번 인터뷰는 옛 전남도청 터에 신축 중인 국립 아시아문화전당을 끼고 있는 단체장으로서 느낀 소회를 유 구청장이 기고문 형식으로 본보에 보내와 이뤄졌다.
―2008년 올림픽을 계기로 베이징을 대표하는 종합예술극이 올려진다는데….
“그렇다. 베이징에서 가장 큰 규모로 꼽히는 테마파크 ‘환러구(歡樂谷)’에서 진몐왕차오 공연이 정기적으로 이뤄지고 있었다. 중국 내 최정상급 감독과 배우에서부터 무대예술 조명 음악 의상 등에 이르기까지 200여 명이 심혈을 기울여 무대에 올린 공연을 보고 큰 충격에 빠졌다. 베이징은 톈안먼(天安門) 광장, 쯔진청(紫錦城), 이허위안(이和園), 만리장성 등 과거 우리가 다녔던 문화유적지뿐만 아니라 세계적인 공연예술로 관광객을 끌어 모으고 있다는 사실을 피부로 느낄 수 있었다.”
―공연 내용은 어땠나.
“중국 전설 속에 존재하는 한 왕조의 흥망성쇠를 다룬 대하드라마로 이해하면 될 것이다. 다만 전달 수단이 연극처럼 단순 대화체가 아니라 오페라에 가까운 종합예술극이라는 점이 다르다. 특히 폭포수가 떨어지는 계곡을 완벽하게 꾸며 현장감을 극대화한 무대장치를 보고 감탄사를 연발하지 않을 수 없었다.”
―아시아문화전당에도 그런 공연이 올려져야 한다고 보는가.
“아시아문화전당이 어떤 문화자산이 될 것인가에 대해 고심하지 않을 수 없었다. 광주시민, 특히 동구 주민들은 문화전당이 광주를 먹여 살릴 핵심 시설이 될 것으로 기대하는데 과연 무엇으로 그 공간을 채울 것인가 하는 고민이 앞섰다. 광주와 문화전당에 와야만 볼 수 있고, 즐길 수 있는 수준 높고 특화된 문화 예술 관광 콘텐츠가 지금부터 개발돼야 한다.”
―공연 말고도 광주가 갖춰야 할 인프라가 많을 것 같다.
“문화전당을 찾을 관광객들이 충장로에서 쇼핑하고, 맛깔스러운 음식을 즐기고, 쾌적한 숙박시설에서 묵으면서 지갑을 열 수 있도록 기초환경을 갖춰야 한다. 문화전당이 단지 휙 둘러보고 떠나는 경유지로 전락한다면 광주는 관광객들이 버리고 간 쓰레기나 치우는 신세가 되고 말 것이다.”
―좀 더 구체적인 복안이 있는가.
“동구는 광주 도심권을 3개 권역으로 나눠 개발하는 프로젝트를 문화체육관광부 등에 건의한 바 있다. 충장로 예술의 거리 등 문화전당 주변 ‘문화중심권’에는 볼거리와 먹을거리, 쇼핑공간을 조성하고, ‘지산유원지권’에는 중저가 숙박단지와 음식업소 단지를, 무등산과 인접한 ‘의재로권’에서는 의재미술관, 예술인촌 등 남도문화의 볼거리를 제공하자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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