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30억 보험’ 실종 기장, 15억 빚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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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8월 5일 03시 00분


화물기 추락 미스터리 증폭

바다에서 건진 화물기 잔해 해경이 28일 제주공항 서남쪽 129km 해상에 추락한 아시아나항공 화물기 잔해를 수거하고 있다. 제주해경 제공
바다에서 건진 화물기 잔해 해경이 28일 제주공항 서남쪽 129km 해상에 추락한 아시아나항공 화물기 잔해를 수거하고 있다. 제주해경 제공
지난달 28일 제주 인근 해상에 추락한 아시아나항공 화물기 OZ991편의 기장 A 씨(52)가 사고 직전 거액의 빚을 지고 있었던 사실이 4일 확인됐다. A 씨는 6월 말부터 사고 발생 열흘 전까지 21일 동안 총 30여억 원을 받을 수 있는 보험 7개에 가입했다는 사실이 알려져 관심을 모은 바 있다.

금융권에 따르면 4일 현재 A 씨의 채무 총액은 약 15억8000만 원이다. 이 중 S은행 등 시중은행에서 빌린 돈은 14억8000만 원이었다. A 씨는 이자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저축은행과 캐피털 업체에서도 1억 원을 대출받았다. 캐피털 업체의 이자율은 개인신용대출 기준으로 최저 연 11.9% 수준이다. 이자율이 높은 제2금융권에서 억대의 돈을 빌렸다는 것은 그만큼 A 씨의 자금사정이 좋지 않았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시중은행의 이자율이 보통 5∼6%라는 점을 감안하면 A 씨가 매달 갚아야 하는 이자는 800만 원에 이른다.

아시아나항공에 따르면 A 씨처럼 대형 화물기를 조종하는 베테랑 조종사의 연봉은 약 2억 원이다. 세금과 각종 공제액을 빼면 월평균 1300만 원가량을 받는다. A 씨가 매달 납부해야 하는 보험료도 200만 원이 넘는다. 결국 원금은 전혀 갚지 않고 대출이자만 갚는다 하더라도 이자와 보험료가 1000만 원이 넘기 때문에 A 씨의 월급 가운데 생활비로 쓸 수 있는 돈은 300만 원이 채 안 된다는 얘기다.

A 씨는 올해 초 20여 년간 살았던 아파트를 팔고 지방으로 이사를 간 것으로 전해졌다. 그의 한 지인은 “서울 강서구 염창동의 D아파트(144m²·44평형)를 팔고 충남 아산시의 아파트로 이사했다”고 말했다. D아파트의 현재 매매가는 5억∼6억 원 수준이다.

다른 지인은 “A 씨가 빚 때문에 고민하고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대출 이자를 감당하지 못해 집을 팔고 아산으로 이사 간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A 씨의 공군2사관학교 동기생은 “A 씨는 워낙 성격이 좋고 남에게 베푸는 것을 좋아해 형편이 넉넉하지 않았다”며 “빚 없이 사는 사람이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아시아나항공에서 제공하는 거처에 머물고 있는 A 씨의 가족은 동아일보 기자와 만나자마자 “아무 말도 하지 않겠다”며 인터뷰를 거부했다.

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정진욱 기자 cool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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