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포격 악몽?” 연평도 주민들 혼비백산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8월 10일 16시 31분


10일 서해 최북단 연평도 근해에서 북한군의 포성이 들리자 현지 주민들이 지난해 포격사태의 악몽을 떠올리며 대피소로 몸을 피하는 등 한때 소동을 벌였다.

우리 군에 따르면 북한군은 이날 낮 연평도 인근 해상으로 포 사격을 했다. 군은 포성을 들은 3발 가운데 1발이 NLL 인근에 떨어진 것으로 추정하고 포 3발로 대응사격을 했다.

연평도에서 포성을 들은 주민들은 지난해 포격사태의 악몽을 떠올리며 가까운 대피소로 급히 몸을 피했다.

연평면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 경 북한 쪽에서 포성이 들리자 놀란 주민 100여명이 대피소 6곳으로 분산 대피했다.

주민들은 20~30분 동안 대피해 있다가 상황이 종료되자 밖으로 나왔지만 놀란 가슴은 한동안 진정되지 않는 모습이었다.

연평도에서 민박을 운영하는 이모(68·여)씨는 "포성을 들었는데 전쟁 나는 게 아닌가 싶어 아직도 떨리고 무섭다"며 "주민들도 우왕좌왕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연평119지역대 신효근(39) 소방사는 "북한군이 쏜 3발의 포성을 정확히 들었고 약 1분 뒤에 우리 군이 대응사격하는 소리도 들었다"며 "이후로는 상황이 조용해졌다"라고 말했다.

연평도의 한 30대 선장은 "아까 낚싯배를 타고 조업을 나갔는데 우리 해군에서 무전 통신으로 '인근 해상에 북한 배가 떴으니 안전한 곳으로 피하라'는 연락이 왔고 이어 해군 고속정들이 대응하려고 NLL쪽으로 올라가는 모습이 보이더니 곧 포성이 들렸다"라고 말했다.

연평도에서 배로 2시간 거리에 있는 서해 최북단 백령도 주민들도 뒤늦게 북한군의 포 사격 소식을 접하고 긴장하고 있다.

백령도 주민 홍모(44)씨는 "대부분의 주민은 아직 포격 소식을 접하지 못해 일상적으로 생활하고 있지만 차츰 이 사실을 알고 걱정하는 사람이 늘어날 것"이라며 "특히 백령도에 들어와 있는 외지 관광객들은 내일 여객선 운항여부를 궁금해 하며 불안해 할 것 같다"라고 말했다.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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