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도와 부산시가 부산∼거제 간 연결도로인 거가대교(사진) 민간사업자의 최소운영수익보장(MRG)을 위해 20년간 엄청난 재정부담을 안게 된 것은 통행량 예측을 엉터리로 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MRG는 실제 통행량이 예상 통행량에 못 미치면 그 부족분만큼 해당 지방자치단체가 민간사업자에게 보전해 주는 제도다. 거가대교의 부실공사와 공사금액 및 통행료 산정에 대한 문제를 제기해 온 경남도의회 진보신당 김해연 의원(거제)의 새로운 주장이다. 그러나 이 교량 건설 컨소시엄 주관사인 대우건설은 11일 김 의원이 제기한 문제와 감사원 지적사항을 처음으로 반박하고 나섰다.
○ “통행량을 엉터리로 예측했다.”
김 의원은 “지난 6개월간 거가대교 하루 평균 통행량은 2만1751대로 당초 예상 통행량 3만335대의 71.7%에 이르렀다”며 “이는 MRG 하한선 77.55%인 2만3525대에 1774대 부족한 수준”이라고 밝혔다. 이어 “MRG는 차종별 예상 대수를 토대로 나오는 통행료 수입을 기준으로 하고 있다”며 “차량 통행량은 당초 예상의 71.7%까지 근접했지만 통행료 수입은 예상치의 53.2%에 그쳤다”고 지적했다.
당초 6개월간 예상 통행량은 전체 549만635대 가운데 소형차(요금 1만 원)가 334만8500대로 61%를 차지하는 것으로 돼 있다. 중형차(1만5000원)는 15.4%인 84만5994대, 대형차(2만5000원)는 10.8%인 59만4042대, 특대형차(3만 원)는 12.8%인 70만2099대였다. 그러나 차종별 예측치 대비 실제 통행량 비율을 보면 소형차는 예측치를 넘어선 108.1%인 반면 중형차는 12.3%, 대형차는 24.8%, 특대형차는 9.2%에 불과했다. 거가대교 실시협약 당시 통행료가 싼 소형차 비중은 낮추고 통행료가 비싼 중 대형차 비중을 높인 결과 향후 20년간 총 1조3500억 원을 보전해 주어야 한다는 것이 김 의원의 주장이다. ○ “검증을 거친 결과다.”
대우건설 토목사업본부 임현칠 상무 등은 이날 기자간담회를 자청해 “경남도의회와 시민단체에서 거가대교 건설업체들이 엄청난 수익을 남긴 것처럼 주장하고 있으나 우리는 정당하고 적법한 절차를 통해 사업을 수행한 뒤 정상적인 수익을 남겼다”고 주장했다.
통행량 산정과 관련해서는 “1998년과 2000년 국내외 전문기관에 의뢰해 검증을 거쳤고, 2010년에도 한국교통연구원에서 다시 분석을 했다고 밝혔다. 이어 소형차 기준 통행료가 1만 원으로 인천대교 5500원보다 비싸다는 지적에 대해 “이는 거가대교 건설사업비가 인천대교의 1.89배에 이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감사원이 거가대교 건설 과정에서 공사비를 과다계상하거나 일부 설비가 안전기준에 모자란다고 지적한 부분에 대해서는 “정확한 내용을 파악하지 않은 결과여서 감사원에 이의를 제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우건설이 감사원과 경남도의회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하고 나섬에 따라 통행량과 적정 통행료 등에 대한 추가 검증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된다. 2004년 12월 착공해 지난해 12월 완공한 거가대교는 최대 수심 48m에 건설한 침매터널과 아름다운 사장교 등이 어우러져 영남권은 물론 전국적인 관광명소로 떠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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