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대선 불출마’ 오세훈 문답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8월 12일 11시 18분


오세훈 서울시장은 12일 기자회견을 열어 차기 대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오 시장은 무상급식 주민투표 승패에 따른 시장직 사퇴 문제에 대해서는 "투표 전까지 여론을 살피고 당과 긴밀히 협의해 결심이 서면 다시 입장을 밝힐 수도 있다"고 말했다.

오 시장은 오는 24일 실시되는 무상급식 주민투표의 투표율이 33.3%를 넘을지에 대해 "현재로서는 어느 누구도 3분의 1 이상의 투표율을 장담할 수 없다"며 가능한 한 많은 시민들이 투표에 참여해 달라고 호소했다.

오 시장은 최근 여당 내에서도 복지정책에 대한 의견이 엇갈리고 있는 데 대해 "서명에 동참한 80만 서울시민의 무거운 뜻을 여당과 야당 모두 깊이 새겨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다음은 오 시장의 기자회견 문답.

-대선 불출마 선언한 배경과 의미는.

"불참운동을 하는 측은 주민투표의 의미를 훼손시키려고 이번 투표가 내 개인적 정치행보를 위한 욕망의 결과물이라는 잘못된 정보를 유권자에 유포하고 있다. 오늘 결단은 이러한 오해를 불식하고 유권자들이 투표의 역사적 의미를 헤아려 포퓰리즘 복지를 막자는 뜻을 밝혀주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나왔다."

-이번에 시장직과 관련된 입장 표명이 없는데 주민투표 전에 시장직에 대한 거취표명을 할 계획이 있는가.

"어젯밤 늦게까지 고민한 것이 바로 이 문제다. 하지만 작년 지방선거에서 저를 선택해주신 서울시민의 엄중한 뜻이 가장 마음에 걸렸다. 시의회의 4분의 3, 구청장의 5분의 4를 야당 후보로 선택하면서도 시장만큼은 나를 선택해줬기 때문이다. 또 대선 출마는 개인적 행보 문제지만 시장직은 한나라당과 연계된 문제다. 서울시 소속 위원장과 국회위원들은 전반적으로 시장직을 투표에 연계하는 것을 바라지 않고 있다. 투표까지는 열흘이 남았으니 여론을 살피고 당과 긴밀히 협의해 결심이 서면 다시 입장을 밝힐 수도 있다."

-부재자 투표 신고수가 10만2천명으로 집계됐다. 투표율이 33.3%를 넘을 수 있다는 긍정적 신호로 평가하나.

"가능한 한 많은 시민들이 참여해 뜻이 전달되고 내년 대선과 총선에서 공약들이 이어져 과잉복지로 가는 것을 막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 하지만 바람과 다른 결과가 나오더라도 그동안 고민했던 시간과 노력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현재로서는 어느 누구도 1/3 이상의 투표율을 장담할 수 없다. 직접 주민이 서명에 참여해 발의한 투표가 대한민국 역사상 처음으로 이뤄지는 만큼 그 누구도 투표율을 예측하거나 장담하는 것은 불가능할 것이다."

-야당에서는 여전히 많은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180억 넘게 들여 한 선거에서 패배할 경우 누가 어떤 방식으로 책임을 질 것인지 궁금해 하는데.

"주민투표 불참운동을 하는 측 입장에서는 아마 어떤 행보도 다 의미를 폄훼하고 곡해해 유권자에게 전달하고 싶어할 것이다. 나는 묵묵히 내 갈 길을 가겠다. 진심이 유권자에게 전달돼 정보를 판단하는 데 있어 왜곡되는 부분이 없도록 최선을 다할 뿐이다."

-한나라당 내에서도 복지 문제에 대해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한나라당의 정책과 상충되는 부분에 대해서는 당내 협의가 잘되고 있나.

"어떤 정치세력이든 표 앞에서는 흔들리고 약해지는 법이다. 과거를 봐도 그렇고 동시대 다른 나라를 봐도 그렇다. 때로는 이해하기 힘들 정도의 복지 정책과 방향들이 여야를 막론하고 유포된다. 과잉복지나 지나친 예산 낭비 때문에 나라가 힘들어지는 것을 지켜보면서도 어떻게 그런 주장을 하는지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없다. 정치적 이해관계와 정파의 영향 때문에 합리적 논의가 이뤄지지 못하는 것이다. 그래서 이 시점에 주민투표를 발의한 것이다. 주민등록번호의 노출을 극히 꺼리는 세태 속에서도 서명에 동참해 준 80만 서울시민의 무거운 뜻을 민주당은 물론 한나라당도 모두 가슴에 새겼으면 한다."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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