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동부의 가난한 국가들에서 한 달간 어린이 3만 명이 죽었다는 보고를 최근 받았다. 우리도 그들을 돕는 데 앞장서야 한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12일 서울 중구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아프리카 어린이 돕기 범국민 모금 캠페인’ 출범식에 참석해 “식량과 물 부족으로 죽어가는 아프리카 사람을 살리는 일에 우리 국민의 참여가 꼭 필요하다”며 동참을 호소했다.
이번 캠페인은 대한적십자사와 유니세프 한국위원회, 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3개월 동안 공동으로 진행한다. ‘Together For Africa(아프리카를 위해 함께)’라는 슬로건과 함께 성금을 모집하며 성금 전액은 국제적십자운동과 유니세프를 통해 아프리카 어린이들을 위한 구호활동에 쓰인다.
이날 출범식에는 대한적십자사 홍보대사를 맡은 영화배우 김윤진 신현준 씨 외에도 성악가 조수미 씨와 SM엔터테인먼트 소속인 소녀시대, 에프엑스, 샤이니 등도 참석해 동참을 호소했다.
반 총장은 이날 서울 외교통상부 기자실도 방문해 “못살고 어려운 사람을 도와주는 것은 여유가 없을 때 하는 것이 더 아름답다”고 강조했다. 반 총장은 지난해 아이티 대지진 당시 한국과 일본의 지원금이 계획보다 늘어난 뒷얘기도 소개했다. 한국의 지원금 액수를 듣고 이명박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다른 나라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는 사실을 이야기했다는 것. 이 대통령은 설명을 듣고 “우리가 좀 적은 것 같네”라며 처음의 10배가 넘는 액수를 지원했다고 한다. 이어 반 총장은 유엔 주재 일본대사를 불러 “한일 간 경제격차를 감안했을 때 일본은 자존심도 없느냐”고 해 일본의 주머니를 열게 만들었다는 것이다.
이에 앞서 반 총장은 이날 월간 디플로머시가 개최한 조찬회에서 “천안함 사태 때 한국인이지만 동시에 유엔인으로서 불편부당하고 균형적인 위치를 유지하려 노력했다”고 밝혔다. 그는 “유엔 스태프가 준비한 성명 초안은 북한을 거칠게 비난하는 내용이었는데 내가 완화했다”며 “비판도 있었지만 그에 대한 내 답은 ‘(거친 비난으로) 내 모국인 한국을 혼란스럽게 하지 마라. 이것은 모국에서 일어난 일’이라고 해 논란을 잠재웠다”고 했다.
또 그는 “내 리더십 유형과 관련해 ‘사무총장(Secretary General)은 세크러터리(Secretary·비서)냐, 제너럴(General·장군)이냐’고 묻는다”며 “나는 세크러터리로 인류를 위해 봉사하고 있지만 동시에 제너럴로서 고통스럽지만 단호한 결정을 내려야 할 때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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