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유(原乳) 가격 인상 문제를 놓고 진통을 거듭해 온 낙농업계와 우유업계가 16일 오전 열린 14차 회의에서 이날부터 바로 L당 원유 가격을 130원 올리는 인상안에 합의했다. 6월 21일 원유 값 협상을 시작한 지 56일 만이다. 현재 L당 704원인 원유 가격이 834원으로 오르게 된 만큼 우유의 소비자 가격도 인상될 것으로 전망된다. 우유 값이 오르면 분유, 발효유 등 원유를 주원료로 한 제품은 물론이고 커피전문점의 음료나 제과업계에서 우유를 사용하는 제품 가격도 줄줄이 인상될 것으로 보인다.
낙농업계와 우유업계를 중재해 가격을 결정하는 역할을 맡는 낙농진흥회는 이날 오후 3시 이사회를 열고 L당 원유 값 130원 인상이라는 양측 합의안을 최종 의결했다고 밝혔다. 낙농진흥회 관계자는 “협상 시작 당시 낙농업계가 173원 인상을, 우유업계가 41원 인상을 주장했던 것을 감안하면 큰 진전”이라며 “이날 인상폭은 마지막 원유 값 인상이 이뤄진 2008년 8월 이후 생산원가 증가 및 소비자 부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정해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원유 값 인상과 별도로 등급이 높은 원유에 대해 주는 인센티브 재조정도 이뤄졌다. 현재 국내산 원유는 5등급으로 나뉘는데 이 중 2등급 원유에 대한 인센티브를 L당 23.69원에서 47원으로 23.31원 올려주기로 한 것. 이에 따라 1등급 원유 인센티브(51.50원)와 2등급 원유 인센티브(47원) 차는 4.5원 수준으로 대폭 줄게 됐다. 한편, 원유 가격이 오른 만큼 우유 소비자 가격은 조만간 인상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 2008년 원유 가격 협상 당시 원유 가격이 120원 오르자 2, 3개월 뒤 우유 값은 L당 평균 450원가량 뛰어올랐다. 현재 1L 흰 우유 한 팩 값이 2150원(한국물가협회 기준)인 것을 고려하면, 몇 달 뒤 우유 값이 최소 2500원 이상으로 오를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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