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석유화학공단에서 17일 또다시 폭발사고가 발생하자 울산시민들의 불안이 가중되고 있다. 특히 이날 사고는 올 들어 석유화학공단에서 화재와 폭발사고가 이어지면서 울산시와 울산고용노동지청,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 울산지도원 등이 지난달 11일 ‘국가산업단지 위기관리 안전 간담회’를 열고 특별 안전대책을 세우기로 한 지 한 달여 만에 발생해 관련 기관을 긴장시키고 있다.
가전제품 케이스 원료인 폴리스타일렌을 제조하는 울산석유화학공단 내 현대EP㈜ 울산공장에서 17일 오후 발생한 폭발사고로 근로자 8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또 인근 기업체 사무실과 주차된 차량이 파손되는 등 재산 피해액도 4억5000만 원으로 추산됐다. 회사 측은 “12∼16일 공장정비를 위해 가동을 중단하는 ‘셧다운’ 후 17일부터 공장을 재가동하는 과정에서 폭발사고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앞서 6월 28일 같은 공단 내 설탕제조업체 삼양사에서는 폭발로 인한 화재가 발생해 5000만 원 상당의 피해를 냈다. 폭발은 설탕원료를 저장하는 너비 8m, 높이 40m 크기의 사일로(탱크)에서 일어났다. 폭발 당시 파편에 맞아 근로자 1명이 다쳤다. 원인은 밀폐된 탱크 안의 공기에 고여 있던 분진이 마찰을 일으켜 폭발하는 이른바 ‘분진 폭발’로 추정됐다.
울산시소방본부는 2000년 이후 석유화학업체 22곳에서 폭발사고가 나 5명이 숨지고 62명이 다친 것으로 집계하고 있다. 한 해 평균 2건씩 공장 폭발사고가 발생한 셈이다.
울산석유화학공단에는 현재 100여 개 공장에 폭발성이 강한 유류와 화학물질, 가스 2억여 t이 저장된 1700여 개의 탱크가 몰려 있다. 김국래 울산시소방본부장은 최근 간부회의에서 “울산석유화학공단은 조성된 지 50년이 지나면서 시설 대부분이 낡았다”며 “각 기업체가 노후시설을 보수하면서 분진이나 잔여 가스를 완전히 제거하지 않고 용접작업 등을 해 사고가 자주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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