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있는 쌍둥이 세계 최대 지붕 볼만하네”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8월 19일 03시 00분


부산 ‘영화의 전당’ 내달 개관

스페인 빌바오에 구겐하임 미술관, 호주 시드니에 오페라하우스가 있다면 한국 부산에는 ‘영화의 전당’이 있다. 다음 달 29일 부산 해운대구 센텀시티 안에 개관하는 부산국제영화제(BIFF) 전용관인 영화의 전당이 세계적 시설과 장치를 갖춰 벌써부터 국내외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영화의 전당은 1995년 국제공모에서 오스트리아의 쿠프 히멜블라우사가 제안해 당선된 국내 유일의 해체주의풍 건축물. 가장 큰 특징은 1만106m²(약 3000평·62m×163m)에 달하는 4000t 무게의 세계 최대 지붕이 더블 콘(아이스크림콘 두 개가 맞물려 있는 형태) 모양으로 설치된 것이다. 바로 옆에는 허공에 뜬 형태의 작은 지붕이 하나 더 있다. 두 개의 지붕이 무중력 상태로 떠 있는 것처럼 착각을 일으킨다. 벽과 기둥 개념도 모호하고 건물이 휘어져 있는 것처럼 보인다. 최근 집중호우 때 한 시민이 이 건물을 보고 언론사에 “건물 지붕이 비스듬히 무너져 있다”는 제보를 하기도 했다.

지붕은 리히터 규모 7.0, 순간최대풍속 초속 65m, 적설량 1m 이상에도 견딜 수 있도록 설계됐다. 초대형 태풍 등 기상이변이 발생할 경우 안테나처럼 위로 올라가 지붕을 떠받치는 자동 10단 보조기둥도 갖췄다.

공중에 떠 있는 지붕 하단부는 발광다이오드(LED) 조명시설이 설치돼 다양한 빛 공연이 가능하다. 형형색색의 LED 전구가 4만2600개나 부착돼 환상적인 야경을 연출한다.

고품격 영화, 연극, 오페라를 감상할 수 있도록 설비도 최고 수준이다. 공연장인 하늘연극장(841석)에는 부산·경남권 최초로 탈착이 가능한 조립식 무대를 설치했다. 연출 의도에 따라 무대를 조립할 수 있어 어떤 형태의 작품도 공연이 가능하다. 현재 국내에서는 서울 샤롯데극장이 유일하게 조립식 무대를 갖고 있다.

하늘연극장은 객석 맨 뒷자리에서 무대까지가 1층은 21.5m, 2층은 26.5m, 3층은 28.9m여서 어느 자리에서도 무대 공연을 온몸으로 즐길 수 있도록 설계됐다. 축구전용구장에서 선수들의 숨소리를 들으면서 축구를 즐길 수 있는 것과 같다. 3차원(3D) 영상을 완벽하게 보여줄 수 있는 세계 최고 해상도를 자랑하는 디지털 영상시설과 음향시설도 갖췄다. 하늘연극장, 중극장(413석), 시네마테크관(213석), 소극장(213석)은 영상 및 음향시설에만 총 80억 원이 들었다. BIFF 개·폐막식이 열릴 4000석 규모의 야외상영관에는 45억 원을 들여 고정식 음향과 조명장치를 설치했다.

부산=조용휘 기자 silen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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