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지통]옆집에도 혹시 ‘마늘밭 돈다발’?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8월 23일 03시 00분


도박사이트 운영하는 이웃집 침입했지만 ‘허탕’

스포츠마사지사 최모 씨(48)는 4월부터 서울 노원구의 같은 아파트에 사는 이웃 박모 씨(43)의 집을 유심히 살피기 시작했다. 최 씨의 이웃집 감시는 같은 시기 뉴스를 통해 전북 김제시에서 한 부부가 불법도박으로 번 현금 110억 원을 마늘밭에 묻었다가 발각됐다는 소식을 접하면서 시작됐다.

이웃 박 씨가 평소 도박사이트를 운영해 큰돈을 벌었다고 자랑하고 다녔기 때문. 마늘밭 뉴스가 머리에서 떠나지 않은 최 씨는 박 씨도 도박사이트 운영으로 번 돈을 집에 숨겼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박 씨 가족이 1년 넘게 말레이시아에 머물고, 집에 방범창을 철저히 갖춰놓은 점도 최 씨의 확신을 키웠다. 최 씨는 평소 잘 알던 여성 2명을 박 씨 부인의 친인척으로 위장시킨 뒤 열쇠수리공을 불러 현관문 전자자물쇠를 교체한 뒤 집 안으로 침입했다. 또 순식간에 나올 떼돈을 운반하기 위해 운반책도 준비했다.

하지만 기대했던 ‘마늘밭의 행운’은 없었다. 박 씨 집을 뒤졌지만 뭉칫돈이 나오지 않은 것. 짐작과 달리 박 씨는 도박 때문이 아니라 자녀교육 때문에 말레이시아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 씨 등은 일당 중 한 명의 지인이 이 같은 사실을 알고 경찰에 신고해 덜미를 잡혔다. 서울 서초경찰서는 22일 최 씨 등 일당 6명을 특수절도 미수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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